경찰이 강릉 펜션 사고와 관련해 피해자를 조롱하는 인터넷 게시 글을 즉각 삭제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20일 밝혔다.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와 워마드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고인을 모욕하는 글이 나오고 이에 대한 네티즌 비판이 이어지자 나온 조치다.
경찰청은 전 지방경찰청에 피해 학생과 유족 등을 모욕하거나 조롱하는 게시글 등을 사이버 순찰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사이버 순찰 중 발견된 게시글에 대해 허위의 명백성, 피해의 심각성,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즉시 내·수사 착수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삭제·차단 요청을 하기로 했다.
대성고 교직원 등은 학교를 담당하는 서울 은평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SPO)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고 대응을 당부하기도 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강릉 펜션 희생자를 모욕한 워마드 일당을 수사해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비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고인을 모욕한 커뮤니티인 워마드를 폐쇄해 달라는 요청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경찰청은 내사 착수와 별도로 피해 학생 등을 모욕하는 게시글과 관련해 고소·고발장이 접수될 경우 엄정히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사고 발생 이후 일베와 워마드 등 극단 성향 사이트를 비롯한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 피해 학생들을 조롱하는 내용의 글이 여럿 올라와 논란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위해 좋은 일”이라거나 “남자 몇 명이 죽었다고 애도하냐” 등의 비아냥이 있었다. 강원도 강릉의 한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가스가 새어 나와 일어난 이번 사고로 우정 여행을 떠났던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 가운데 3명이 숨졌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