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가 20일 아침 서울에서 대부분 사라졌다. 개인택시가 일부 운행되고 있지만 승객 수요에 턱없이 부족하다. 택시의 운행량 감소로 출근시간 차로의 혼잡은 다소 줄었지만, 간헐적으로 지나가는 개인택시를 잡으려는 일부 승객들이 거리 곳곳에 늘어서는 풍경도 연출됐다. 이날 오후 2시부터는 국회 앞에서 10만명이 참여하는 카풀 반대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 퇴근길 교통대란이 예상된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로 구성된 카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오전 4시부터 운행을 중단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총파업에 들어가면서다. 파업은 이튿날 오전 4시까지 24시간 동안 진행된다.
비대위는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도로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택시 1만대로 국회의사당 주변을 둘러싸는, 사실상의 ‘포위 집회’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4시부터 마포대교에서 공덕로터리까지 행진도 예고돼 있다. 집회 신고인원은 3만명. 비대위는 전국에서 10만명 안팎으로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새벽부터 사라진 택시는 아침 출근시간의 혼란으로 이어졌다. 오전 8~9시 사이에 택시를 기다리는 승객이 거리 곳곳에서 목격됐다. 유동인구가 많은 사당역의 경우 택시를 기다리는 인파가 사거리를 둘러싸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직장인의 보편적인 출근시간인 오전 9시로 다가갈수록 택시를 잡지 못해 불만을 터뜨리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SNS에서 “콜택시 회사로 전화하면 통화중이다. 아예 ARS로 넘어가지도 않는다” “거리에서 30분 넘게 기다렸다” “개인택시를 어렵게 잡으니 주변에서 2~3명 달려들었다”는 경험담이 타임라인을 타고 전해졌다.
다만 직장인이 회사로 속속 도착해 업무를 시작한 오전 9시 이후에는 “버스를 타고 출근하면서 도로를 보니 모처럼 한산해 기분이 좋았다” “평소 30분 거리를 15분 만에 주파했다” “경적소리, 끼어들기가 없어 쾌적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