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선수 출신 FA대박 꿈꾼다’ 이지영, 대형포수 계보 이을 가능성

입력 2018-12-20 09:41 수정 2018-12-20 09:56

경성대 재학 시절 대학 최고의 포수로 손꼽혔다. 그러나 프로야구단은 그를 외면했다. 2008년 삼성 라이온즈에 육성선수로 들어갔다. 2009년부터 2군 주전포수로 자리잡더니 진갑용(44)의 부상으로 1군에도 진출했다. 그해 23게임에 출전했다. 23타수 6안타, 타율 0.214에 그쳤지만 그에겐 소중한 시간이었다. 시즌을 마친 뒤 상무에 입대했다.

이지영(32)이다. 군 제대후인 2012년 54게임에 출전해 135타수 41안타, 타율 0.304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다. 우승반지를 꼈다. 주전포수 자리를 확보해나가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113게임에 출전해 64안타, 타율 0.239를 기록했다. 1군 무대 데뷔 첫 홈런도 기록했다. 그리고 2014년에는 99경기에 그쳤지만 타율은 0.278로 올라섰다. 3홈런을 쳤다.

2015년 1차 전성기가 왔다. 124게임에 출전해 361타수 110안타를 때렸다. 타율 0.305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를 4연패했다. 육성선수에서 삼성 통합 4연패의 주전포수가 됐다.

2016년과 2017년 삼성은 급추락하지만 이지영은 주전포수 자리를 지켰다. 2016년 129경기를 뛰며 116안타, 홈런 7개, 타율 0.297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엔 105경기에 나와 72안타, 타율 0.238을 올렸다.

그해 11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롯데 자이언츠 FA 강민호(33)의 삼성 이적이었다. 주전 포수 자리를 내줘야 했다. 올 시즌 90경기에만 출전했다. 강민호가 857.2이닝, 이지영이 389.1이닝을 맡았다. 백업포수로 전락한 것이다. 그럼에도 178타수 61안타, 타율 0.343을 기록했다. 타석수는 적었지만 타율면에선 최고의 한해였다.

그리고 지난 7일 KBO리그 역사상 초유의 삼각 트레이드가 단행됐다. 이지영은 넥센 히어로즈로 이적했다. 또다시 출발선상에 서 있다.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다. 넥센 주전포수였던 김재현(25)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 주전포수 역할을 맡아야 한다. 더구나 내년 시즌만 풀타임을 뛰면 FA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강민호는 5년전 75억원을 받고 롯데에 잔류한데 이어 지난해 80억원을 받고 삼성으로 옮겨왔다. SK 와이번스 이재원(30)은 계약기간 4년, 69억원에 잔류를 선택했다. 그리고 양의지(31)가 지난 11일 계약기간 4년, 총액 125억원의 대박을 터뜨리며 두산 베어스에서 NC 다이노스로 향했다.

이지영은 강민호-이재원-양의지를 이어 FA 대박을 꿈꿀 수 있는 공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래서 그의 내년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