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는 후배인데…” 문우람 폭행한 이택근의 해명

입력 2018-12-19 19:34
넥센 히어로즈 이택근 선수가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에서 열린 상벌위원회가 끝나고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뉴시스

2015년 문우람 폭행 사건의 가해자는 이택근(38·넥센 히어로즈)이었다. 그는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아끼던 후배가 지적사항을 고치지 않아 그랬다”는 해명을 덧붙였다.

이택근은 19일 오후 3시 서울 도곡동 한국야구위원회(KBO) 회의실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참석한 뒤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 자리에 온 건 정우람이 인터뷰한 내용을 상벌위에 설명하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이어 “우람이는 내가 아꼈던 선수였다. 폭행 전날 두발 상태, 외모적인 부분에 대해 지적을 하면서 정리하고 오라고 했는데 그 다음날 아무렇지 않게 나왔다”며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방망이 뒷부분으로 머리 쪽을 몇 대 때렸다”고 말했다.

또 “그 부분은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얘기했다”며 “너무 심한 폭행을 했거나 개인 감정에 앞서서 심하게 때렸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넥센 히어로즈 이택근 선수가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에서 열린 상벌위원회가 끝나고 입장 표명을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선수들 사이에서 두발 상태나 외모 관리에 대한 룰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택근은 “그렇다. 선수마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도 분명히 있다”며 “그런 부분에서 우람이가 선배들의 눈 밖에 벗어난 행동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택근은 “그러나 어떻게 때렸든 상대방이 그 부분에 대해서 아프다고 얘기하고 힘들다고 얘기하면 분명히 때린 사람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팀은 후배를 폭행하는 팀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람이가 이 자리에 나왔으면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물어보고 싶다”며 “방송이나 기사로 볼 수 있으니 다시 한번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 사건은 문우람이 지난 10일 승부 조작 관련 기자회견에서 “팀 선배에게 야구 배트로 폭행당한 적 있다”고 폭로하며 수면 위로 떠 올랐다.

문우람은 “2015년 5월 팀 선배에게 야구 배트로 머리를 7차례 맞았다. 하소연할 데가 없어 쉬쉬하며 병원 진료를 받았다. 2군 훈련도 어려울 정도였다. 집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KBO는 이 사건과 관련해 이택근에 대해 36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또 “선수단 관리 소홀 및 사건을 KBO에 보고하지 않은 구단에는 엄중 경고의 제재를 가했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