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끼리 알아서…넥센은 아무것도 안했다’ 이택근에 책임전가 해명

입력 2018-12-19 16:58

넥센 히어로즈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이택근(38)의 문우람 폭행 사건 미공개 사유는 여섯가지나 된다.

가장 강조된 대목은 이택근이 폭행 사건이 발생한 2015년 5월 당시 주장이라는 점이다. 이택근이 주장으로서 기강 등을 강조할 수밖에 없었고, 선수단 단합과 긍정적 분위기를 강조했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이택근이 문우람과 폭행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넥센 측은 강조했다.

구단의 판단도 있긴 하다. 선수단 분위기 쇄신의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외부(구단) 개입 보다는 선수단 자체의 자정 능력으로 갈등을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모여 하나의 팀으로 구성된 프로야구 선수단 특성을 고려해 징계만으로 해결했을 경우 팀을 위해 누구도 문제를 지적하거나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것으로 염려했다고 덧붙였다.

종합해보면 한마디로 넥센 구단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말과 진배없다. 선수끼리 그리고 선수단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방치했다는 것이다. 물론 주장 이택근을 징계할 생각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넥센이 언급한 ‘부적절한 판단’ 정도가 아니라, 책임 전가에 가깝다. 구단 내에 품위 손상 행위가 발생했을 경우 적극 개입해 해결해야함에도 자체 자정 능력 운운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야구배트가 사용됐다. 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는 심각한 범죄 행위다. 조사 여부에 따라선 특수 상해죄에 해당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그러기에 3년 동안이나 쉬쉬한 넥센에게도 이택근과 함께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KBO는 이택근 개인만의 징계에 머물러선 안 된다. 넥센 구단 측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사안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