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가정이 밥 먹듯이 ‘말씀’을 가까이하길…

입력 2018-12-19 16:33

한국컴퓨터선교회(대표 이영제 목사)는 최근 온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가족성경’(표지)을 발간했다. 부모와 자녀들이 둘러앉아 함께 성경을 읽는 청교도적 신앙의 부흥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기획했다. 가족성경이라는 이름은 영국과 미국의 청교도들의 전통 가운데 가정마다 가지고 있던 커다란 패밀리 바이블에서 차용했다. 교회학교가 내리막길을 걷는 데에는 가정에서 신앙 교육이 제대로 전수되지 않는 점에서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연동교회 다사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교회 대표이자 가족성경의 저자인 이영제 주앙교회 목사는 “오늘날 크리스천의 교회 문화는 나름대로 있지만 크리스천의 가정 문화는 별로 없다”면서 “온 가족이 하나님의 말씀을 즐겨보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크리스천 가정이 밥 먹듯이 늘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족성경' 저자인 이영제 주앙교회 목사

1986년 선교회를 설립한 이 목사는 89년 도스용 한영 비교성경인 ‘소프트바이블’을 개발했다. 90년 성경원문비교가 가능한 윈도우즈용 성경프로그램인 ‘소프트바이블Ⅱ’를 개발했다. 원어성경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과정에서 그는 새로운 성경번역의 필요성에 대한 열정을 갖게 됐다.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바이블의 툴을 이용해 2001년 본격적으로 성경을 홀로 번역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성경 독자로 하여금 성경을 읽으면서 잘 이해하게 할 수 있을까.” 이 목사가 선교회를 만든 후 계속 고민한 내용이다. 가족성경은 성경의 가독성을 위해 휴대성을 과감히 포기했다. 무게가 4.5㎏에 육박한다. 대신 술술 읽히는 성경을 위해 큰 판형을 채택했다. 읽기 좋은 충분한 크기의 활자와 여백을 고려했다. 지명과 인명은 별도의 색으로 표시했고 모든 대화체에는 따옴표를 사용해 묶었다. 그 말에 색을 입혀서 그 말을 한 사람의 이름과 같은 색을 띄게 했다. 이렇게 총 천연색을 사용하다 보니 얇은 종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고 성경은 두꺼워질 수밖에 없었다. 끊어 읽으면 의미 파악이 좋은 곳에서 과감하게 줄 바꿈을 했다.

가족성경에 나온 이사야 본문.

또 성경 각권을 한 눈에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마인드맵을 제공한다. 성경 말로 복잡하게 서술된 내용을 한눈에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도표로 정리했다. 원어 단어 사전도 제공했다. 이 목사는 2017년부터 2년 간 20여명의 교정위원들을 위촉해 수정 및 보완 작업을 했다.

이 목사는 “가족성경은 자녀부터 부모까지 모두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하루에 1시간에서 1시간 30분 투자하면 한달에 일독을 할 수 있다. 높은 가독성이 장점”이라며 “하나님의 말씀에 감동을 받으면 성경을 전하게 돼 있다. 가정이 말씀으로 든든히 세워지면 교회도 건강하게 세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교회 선임연구원 진지훈 제기동교회 목사는 “자녀들이 학교에서 입시 위주의 교육뿐 아니라 진화론 등 반성경적 교육을 받고 학원으로 내몰리는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가족이 함께 성경을 읽을 때 가장들은 아이들의 질문을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가족성경의 각 장에 있는 주석 등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