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소속 선수 이택근(38)의 KBO 상벌위원회 출석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택근은 보도자료를 통해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비록 3년이 훨씬 지난 일이고, 그때 진심으로 사과하고 화해했더라도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주장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선수단 분위기와 기강을 살펴야 한다고 하더라도 문우람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고, 주위 모든 분들께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택근은 이어 “이 때문에 내가 비난받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하지만 당시 심각한 상황의 폭행은 아니었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반박했다. 또 “나 때문에 우리 팀이 선-후배간 폭행을 당연시하는 팀으로 오해 받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라며 “2015년 5월 그날 이후 우리 팀에서는 그 어떤 폭행 사건도 없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넥센 측은 지난 11일 KBO로부터 ‘승부조작(불법베팅) 및 문우람 선수 폭행 관련 사실 확인 요청’ 공문을 접수했고, 조사 내용을 18일까지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은 바 있다고 전했다. 이후 전·현직 프런트를 비롯해 당시 1군 엔트리에 있었던 선수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문우람도 포함되어 있었으나 구단의 계속된 연락에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넥센 측은 문우람에 대한 조사를 제외한 구단의 자체 조사는 이미 마쳤으나 조사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18일까지는 문우람의 연락을 기다려야 한다고 판단했고, 18일 정오까지 연락이 닿지 않아 같은 날 오후 KBO에 조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고 경과를 설명했다.
넥센 측은 2015년 5월 이택근-문우람의 갈등이 있었던 상황을 인지했지만 공개하지 않았다며 여섯 가지의 이유를 들었다. 이택근이 2012시즌부터 4년째 팀의 주장으로 팀의 기강 등을 강조할 수밖에 없었던 위치였고, 선수단 분위기 쇄신의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외부(구단) 개입 보다는 선수단 자체의 자정 능력으로 갈등을 회복시키는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넥센 측은 구단의 적극적 개입에 의한 징계 조치를 했을 경우 이택근-문우람의 갈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수단 전체와 문우람의 갈등으로 확대될 것을 고려했고, 이택근과 문우람이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더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넥센 구단 측은 또 당시 이택근이 201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벽을 넘기 위해 선수단에 단합과 긍정적 분위기를 강조하며, 주장이자 최고 고참선수로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개성 강한 선수들이 모여 하나의 팀으로 구성된 프로야구 선수단 특성을 고려한다면 징계만으로 해결했을 경우 팀을 위해 누구도 문제를 지적하거나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란 염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넥센 측은 당시 사건을 공개하지 않았던 구단의 판단이 부적절했다고 판단돼 상벌위원회에서 징계처분을 할 경우 겸허히 수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구단 자체 조사를 통해 2015년 5월 이후 선수단에서는 어떤 폭행건도 발생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 했고, 향후에도 유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육, 면담 등을 실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