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T1이 대규모 선수단 개편 작업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SKT는 20일 서울 강남구 액토즈 아레나에서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KeSPA컵’ 1라운드 16강전을 치른다. 약 4개월 만의 복귀전으로 상대는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 챌린저스 코리아(챌린저스)’ 잔류를 확정 지은 APK 프린스다.
명가 재건을 기치로 내세운 SKT의 광폭행보는 이번 스토브 리그 최고 화두였다.
올해 SKT는 역대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이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 스프링 시즌 4위, 서머 시즌 7위에 그쳤다. 제집처럼 드나들던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에도 실패했다. 결국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무관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늘 최고의 자리만을 지켜왔던 SKT였다. LCK 서머 시즌이 끝나자마자 칼을 빼들었다. ‘뱅’ 배준식을 비롯한 기존 구성원 중 7인과 작별했다. ‘칸’ 김동하, ‘마타’ 조세형 등 슈퍼스타를 대거 영입해 새로운 로스터를 꾸렸다. 이른바 ‘드림팀’으로 일컬어지는 로스터의 완성이었다.
서브 라인업 보강에도 힘썼다. 라인전 능력이 빼어난 탑라이너 ‘크레이지’ 김재희, 올해 젠지 롤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정글러 ‘하루’ 강민승을 품었다. 전도유망한 바텀 듀오 ‘레오’ 한겨레와 ‘에포트’ 이상호도 호시탐탐 부스 안 자리를 노린다.
비로소 모든 식재료가 갖춰지자 총주방장 김정균 감독을 보좌할 특급 조리사를 찾았다. 아프리카 프릭스를 2018 LCK 스프링 시즌 준우승으로 이끈 ‘제파’ 이재민 코치, 중국과 북미 등 해외 무대 경험이 풍부한 김상철 코치를 영입했다.
불안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각 팀에서 에이스로 활동했던 선수들이 모였다. 교통정리 없이는 성적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미 유사 사례가 있다. 2017년 kt 롤스터가 ‘스맵’ 송경호 등을 영입해 ‘슈퍼팀’을 꾸렸지만, 성에 안 차는 결과를 거두고 2년 만에 흩어진 바 있다.
높은 기준치에 대한 부담감도 무시하기 어려운 요소다. 드림팀이란 세 글자 무게가 육중하다. 패배 시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다. 합류를 결정한 스스로가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
SKT 관계자에 따르면 팀은 지난 11일 처음으로 정식 훈련을 시작했다. 호흡을 맞춘 지 고작 일주일이 지난 셈이다. 그러나 변명은 용납되지 않는다. 미흡한 팀워크 문제는 이번 대회 참가팀 대다수가 안고 있는 고민거리다. 이날 상대인 APK 프린스도 마찬가지다.
올해 SKT의 리빌딩 작업을 진두지휘환 오경식 단장은 지난 15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내년은 반드시 SKT T1의 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드림팀은 명성에 걸맞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이번 APK전을 통해 이들의 2019년을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