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SPA컵 다시보기] 올해 첫 번째 이변 희생양은 한화생명

입력 2018-12-19 08:00
한화생명이 18일 KeSPA컵 1라운드 16강전에서 아마추어팀 KeG 서울에 충격패를 당했다. 한화생명 원거리 딜러 ‘상윤’ 권상윤이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올해 첫 번째 KeSPA컵 이변의 희생양은 한화생명e스포츠였다.

한화생명은 18일 서울 강남구 액토즈 아레나에서 열린 아마추어팀 KeG 서울과의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KeSPA컵’ 1라운드 16강전에서 세트스코어 1대2로 역전패해 탈락했다. 탄탄한 운영으로 첫 세트를 선취했으나, 이후 상대의 저돌적 플레이를 막지 못하고 무너졌다.

KeSPA컵은 전통적으로 하부 리그팀의 저력이 돋보이는 대회다. 연말, 즉 시즌 종료 시기에 급변하는 메타가 늘 팬들의 예상을 깨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해에는 그리핀이 아프리카 프릭스를 꺾고 챌린저스발 돌풍을 예고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SK텔레콤 T1과 CJ 엔투스가 ESC 에버(現 bbq 올리버스)에 무릎을 꿇었다. 2016년 대회 주인공은 콩두 몬스터였다. 당시 리그 오브 레전드 챌린저스 코리아(챌린저스) 소속이었던 콩두는 kt 롤스터와 ESC 에버를 연이어 꺾고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세미-프로가 아닌 전원 아마추어로 구성된 팀이 KeSPA컵에서 승리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KeG 서울은 구성원 대다수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팀 연습생이다. 지난 8월 대통령 배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KeG)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KeG 서울이 18일 서울 강남구 액토즈 아레나에서 열린 KeSPA컵 1라운드 16강전에서 한화생명을 꺾었다. KeG 서울 탑라이너 ‘도란’ 최현준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한화생명은 아마추어들의 당찬 플레이에 크게 흔들렸다. 이변의 기운이 감지된 건 2세트부터였다. 한화생명은 ‘엘림’ 최엘림(올라프)을 중심으로 기민하게 움직인 KeG 서울의 국지전 유도에 번번이 킬을 내줬다. 대규모 교전에서 에이스를 허용하는 수모도 당했다.

KeG 서울은 첫 세트를 내준 뒤 더 강해졌다. 이들은 선수끼리 밴픽을 구상하고, 피드백을 교환한다. 밴픽은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 이민형과 최엘림이 주도해 짠다. 이날은 1세트 운영 싸움에서 완패한 뒤 상대 정글에서 난전을 펼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반면 한화생명은 마지막 3세트에서도 KeG의 호전적 플레이에 대한 파훼법을 찾지 못했다. 한화생명은 경기 초반 탑 복수의 킬을 가져가며 우위를 점했지만, 이후 기세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결국 내셔 남작 둥지 앞 대규모 교전에서 완패하면서 또 한 번 넥서스를 내줬다.

올해 LCK 서머 시즌 6위에 머물렀던 한화생명이 조기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다른 LCK 팀들도 이 소식을 듣고 등줄기가 서늘해질 법하다. 대회 2일 차인 19일에는 진에어 그린윙스가 리버스 게이밍과 붙는다. 20일에는 SKT가 APK 프린스와 8강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한편 이날 이변을 일으킨 주인공 KeG 서울 정글러 최엘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말로 오늘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노력하니까 되더라. 정말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는 참가에 의의를 두겠다며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