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의 모 펜션에서 숨지거나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서울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 중 대부분은 대학에 합격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성고 측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학생들은 문과반 3학년으로, 최근 수능 시험을 치렀다. 이 학교 교사 A씨는 “10명 중 대부분이 대학에 합격했다”며 “그간 고생했다는 의미로 학교운영위원회 등 정식 절차를 거쳐 현장실습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 학생들 모습이) 눈에 선하다. 다 내가 대입 원서를 써 줬던 아이들”이라고 덧붙였다.
강릉 저동의 한 펜션에서 18일 오후 1시15분쯤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이 입에 거품을 물거나 구토하는 상태로 발견됐다. 펜션 주인이 119에 신고해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3명이 끝내 숨졌다. 나머지 7명은 강릉아산병원, 원주기독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2명이 위중한 상태다.
학생들은 학교 1, 2학년생들의 기말고사 시험 기간에 맞춰 2박3일 일정으로 개인체험학습 신청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펜션에 입실한 것은 17일 오후 4시쯤이고, 오후 7시40분쯤 펜션 앞 텐트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펜션 주인은 학생들이 노는 소리를 18일 오전 3시까지 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학생들은 펜션 2층에 있는 객실에 묵었다. 객실은 복층 구조였다. 객실 베란다 쪽에 보일러실이 있었다고 한다. 사고 현장의 실내 일산화탄소 농도는 155ppm로 측정됐다. 정상 수치(20ppm)의 8배가 넘는 수준이다.
경찰은 학생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거나 타살당했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스 누출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정확한 경위를 수사할 방침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