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없이 모인 친이계의 쓸쓸한 송년모임

입력 2018-12-18 18:02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23일 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명박(MB)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내각과 청와대에서 일한 옛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이 최근 연말을 맞아 잇달아 송년 모임을 갖고 있다. 이 전 대통령과 참모들은 해마다 이 전 대통령의 2007년 대선 승리일과 생일, 결혼기념일이 겹치는 12월 19일을 ‘트리플 크라운 데이’라고 칭하며 그 무렵에 송년 모임을 이어왔지만, 올해는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이 전 대통령 없이 참모들만 모이게 됐다.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 등 이명박정부 시절 장·차관을 역임한 인사 30여명은 지난 17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 모여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현역 의원 14명도 참석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늘 참석해온 이 전 대통령이 없어서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도 “차분하게 앞으로 이 전 대통령 석방운동을 준비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올해는 이 전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했지만 내년 송년 모임 때는 이 자리에서 함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23일 뇌물수수와 다스 자금 횡령,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돼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이명박정부 시절 청와대 참모들도 18일 저녁 서울 서초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찬 회동을 갖는다. 이 자리에도 정진석·권성동 한국당 의원 등 현역 의원도 다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친이계·친박계 계파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이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불구속 재판 촉구 결의안을 추진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