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수백마리를 밀렵한 남성이 미국 법원으로부터 디즈니 영화 ‘아기 사슴 밤비’를 반복적으로 보라는 명령을 받았다.
미국 ABC 뉴스에 따르면 미주리주 로렌스카운티 법원은 13일(이하 현지시간) 사슴을 불법 사냥한 혐의로 붙잡힌 데이비드 베리 주니어에게 징역 1년형과 함께 수감 기간 중 한 달에 한 번 이상 디즈니 만화 ‘밤비’를 시청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사건을 담당한 로버트 조지 판사는 “동물을 존중하지 않는 밀렵꾼에게는 깨달음이 필요하다”며 판결 이유를 밝혔다. 1942년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만화 영화 ‘밤비’는 사냥꾼에 의해 엄마를 여읜 아기 사슴 밤비가 아픔을 딛고 숲속의 왕자로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주리주 당국은 “베리 일가가 주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의 사슴을 불법으로 사냥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는 자신의 아버지, 두 형제 등과 함께 미국 11개 주에서 사슴 수백 마리를 사냥한 것으로 밝혀졌다. 데이비드를 제외한 가족은 33일간 수감된 후 5만1000달러의 벌금과 14만90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법원은 이들 가족의 수렵 면허를 정지시켰다.
베리 일가는 단순 오락을 목적으로 사슴을 사냥해 뿔과 머리를 자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리주 야생동물보호과 랜디 도먼은 “베리 일가는 살생 자체를 즐기기 위해 사냥했다”며 “수감자가 법원으로부터 밤비 영화를 보도록 명령을 받은 사례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