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다시 검토해야” 여야 합의사항 부정한 한국당

입력 2018-12-18 16:02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제6차 정치개혁 제1소위를 김종민 소위원장이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여야 5당 합의 이후 재가동을 시작했지만, 시작부터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이달 안에 정개특위 의견을 모으고 1월 말까지 선거제도 개혁을 결론 내겠다고 일정을 못 박았지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개특위 내 정치개혁 1 소위는 18일 선거제도 개혁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열고 토론 주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논의를 시작도 하기 전에 여야 5당 원내대표 합의사항에 대한 다른 해석이 흘러나왔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건 다른 제도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법과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논의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하자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여부 자체도 검토 대상이란 말씀인가. 그러면 합의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도 “5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데에서 더 나아간 논의를 해야지 합의를 도로 후퇴시키는 말을 하는 것 아닌가”라며 “후퇴 논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받았다.

지난 15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발표한 합의문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고 돼 있다. 이를 두고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제로 한 문구라고 해석했고, 한국당은 ‘검토한다’에 방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비상대책회의에서 “일부 정치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기정사실로 하는 것은 명백하게 사실을 호도하는 것으로 심각한 유감을 표시한다”며 “검토에 대한 합의에 불과하다. 의원정수 확대에도 동의한 적이 없고, 열린 자세로 검토하겠다는 것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날 소위 회의에서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과연 야 3당이 단식 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지난 토요일 5당 원내대표 간 합의가 투쟁을 끝낼 만큼의 성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라며 “그러나 어쨌든 그런 연유로 5당 대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우리 소위 논의도 5당 원내대표 간 합의를 지켜가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쟁점 토론은 거의 하지 못했다. 여야 합의사항에 대한 각 당의 의견 차이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정치개혁 1 소위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선거제도 개혁을 논의한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