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재환(30)은 올 시즌 44홈런으로 홈런왕, 144타점으로 타점왕에 등극했다. 타격왕이 빠져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하지 못했다. 타격 3관왕은 공격 부문의 꽃인 타율, 타점, 홈런 부문 세 부분을 모두 석권하는 것을 일컫는다. KBO리그 역사상 딱 세차례만 나왔다.
삼성 라이온즈 소속 이만수(60)가 가장 먼저 타격 3관왕을 차지했다. 1984년 타율 0.340으로 타격왕에 올랐다. 23개로 홈런왕에 등극했다. 80타점으로 타점왕도 차지했다. 진정한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것이다. 이만수는 앞서 1983년과 1985년에도 타점과 홈런에선 1위에 올랐지만, 타율이 각각 8위와 5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이 어려운 트리플 크라운을 두번이나 차지한 선수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6)다. 2006년 타율 0.336, 88타점, 26홈런으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타격 3관왕이다. 그리고 2010년 타율 0.364, 133타점, 44홈런으로 역시 세 부분을 동시에 석권했다.
그런데 이대호는 2010년 타격 세 부문뿐만 아니라 99득점으로 득점왕도 차지했다. 174안타로 최다안타 부문도 1위였다. 장타율 0.667과 출루율 0.444도 1위를 기록해 7관왕에 등극했다. 도루는 0개였다. 그해 8월에는 9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 세계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대호는 2011년 타율 0.357로 타격왕, 176안타로 최다안타 1위, 출루율 0.433으로 1위를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지만 진정한 트리플 크라운은 아니었다.
2010년 이대호 이후 진정한 타격왕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내년 시즌 타격 3관왕을 노릴만한 선수는 우선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32)가 있다. 올해 부상으로 113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그럼에도 43홈런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타율은 0.345로 리그 4위에 올랐다. 112타점은 리그 8위였다.
타점 부문은 그리 문제될 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타점왕을 차지한 관록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타율이 문제다 올해 0.345가 커리어하이다. 타율 관리에 좀더 신경을 쓴다면 타격 3관왕 도전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의 세번째 등극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타율 0.333으로 타격 공동 11위에 랭크됐다. 37홈런으로 리그 6위를 차지했다. 특히 125타점은 리그 2위였다.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갖고 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김재환도 무시할 수 없다. 역시 타율이 문제다. 지난해 기록한 0.340이 최고 타율이다. 최정(31)과 최형우(35)도 가능성이 있지만 최정은 타율, 최형우는 홈런 부문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쉽지 않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