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재단은 18일 미얀마 아웅산 수치(74) 여사에게 수여한 광주인권상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광주시와 광주시의회도 관련 조례에 따라 명예시민증 취소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5·18기념재단은 전날 이사회에서 미얀마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학살을 방관한 점 등을 들어 지난 2004년 당시 가택 연금 중이던 아웅산 수치에게 준 광주인권상을 철회하기로 했다.
재단 측은 “아웅산 수치가 인권상 수상자로서 로힝야족에 대한 정부군의 잔인한 탄압을 방관했을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악의적 발언을 하고 유엔 실태조사단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아웅산 수치에게 수차례 공문을 보내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지만 1년여 동안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인권상 수상자가 지녀야할 품위에 부합되지 않아 수여자격을 박탈하기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비폭력 민주화운동 지도자로 미약마 최대 야당인 민족민주동맹 당수를 역임한 아웅산 수치 여사는 미얀마 외무부장관에 이어 현재 미얀마 국가고문으로 활발한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
광주시와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도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지난 2013년 수여한 명예시민증에 대한 취소절차를 밟기로 했다. 관련조례에는 “시의회 동의를 얻어 명예시민증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시 관계자는 “내년 초 시의회 동의절차를 마치는대로 광주 명예시민증을 취소하고 예우를 백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