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아줌마’로 알려진 한혜경(57)씨 별세 소식이 17일 알려진 가운데, 생전 무리하게 얼굴에 성형·시술했던 이유가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미용 목적이 아니라 자아를 강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한씨의 사연은 2004년 처음 공개됐다. 성형 중독으로 불법 시술을 받았고 자신이 직접 주사기를 이용해 유해 물질을 얼굴에 투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안겼다. 당시 그는 “환청이 들려 공업용 파라핀을 직접 주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한씨의 얼굴은 부풀어 올랐고 비정상적으로 거대해진 얼굴 탓에 그에게는 ‘선풍기 아줌마’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진 후 “자업자득 아니냐”는 비난이 많았다. 얼굴을 이지경까지 몰고 간 원인은 한씨 허영심 탓이라는 것이다.
‘예뻐지고 싶은 욕구를 이기지 못해 스스로 만든 얼굴’ 식의 비난에 대해 한씨는 “미용을 위해 성형을 받고 시술을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화여대 석사 논문 ‘몸-자아 테크놀로지로서의 미용 성형에 대한 계보학적 담론 연구’ 인터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수 활동을 시작할 무렵 내성적인 성격 탓에 자아를 강하게 하기 위해 성형 시술을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예뻐지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서 였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여가수보다 뒤처진다는 압박감을 가졌지만 성형으로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밝혔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