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후유증’ 호소한 심석희 “정신과 치료 받고 있다”

입력 2018-12-17 17:30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한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가 법정에 나와 조 전 코치의 엄벌을 촉구했다.

17일 수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성관) 심리로 열린 조 전 코치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심석희는 피해자 신분으로 출석해 폭행 피해사실을 진술했다.

심석희는 “피고인과 마주친다는 두려움 때문에 법정에 올 엄두를 못 냈다”며 “그래도 진실이 뭔지 말씀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피고인의 형사처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조 전 코치는 지난 1월 16일 훈련 도중 심석희를 주먹으로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후 항소해 2심이 진행중이다.

심석희는 당시 폭행 상황과 관련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20일 남겨둔 시점에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체 여러부위, 특히 머리를 집중적으로 폭행당했다”고 했다. 이어 “평창 올림픽이 꿈이고 목표였는데 시합 도중 의식을 잃고 넘어져 꿈을 이루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도 했다. 심석희는 “극도의 두려움과 공포로 심리적으로 너무 억압돼 저항하거나 주변에 알리지 못했다”며 “어릴 때부터 그런 식으로 세뇌시키듯 교육받은 게 컸다. 무엇보다 올림픽을 최대 목표로 운동하는 국가대표의 삶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피고인이 다시는 이런 죄를 저지를 수 없도록 범죄에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심석희는 조 전 코치가 앉은 피고인석으로는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조 전 코치 역시 심석희 쪽을 바라보지 않은 채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