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GP 인근서 발견된 총안구…북측은 ‘돌무지’라 해명

입력 2018-12-17 16:12
북측 검증반이 지난 12일 남측 감시초소(GP) 파괴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2일 실시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파괴·철수 검증 결과에 대해 “북측 GP가 감시초소로서의 임무수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됐다”며 “불능화가 달성됐다고 판단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상시설인 전투시설과 병영막사, 유류고, 탄약고 등 지원시설은 폭파방식 등을 통해 완전히 파괴한 후 흙으로 복토하거나(덮거나), 건물 흔적을 제거하고 정리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측 검증반은 현장검증 과정에서 북측 GP 인근 ‘미확인 지뢰지대’에 부분적으로 파괴돼 있는 일부 총안구(몸을 숨겨 총이나 포를 쏘기 위해 뚫어놓은 구멍)를 확인했다. 이 총안구는 이번에 파괴 또는 철수한 북측 GP 11개 중 5개 근처에서 발견됐다. 5~10개의 총안구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측 검증반이 지난 12일 남측 GP 잔해 인근에서 현장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방부 제공

남측 검증반은 검증 과정에서 총안구로 보이는 진지를 가리키며 “저것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북측은 ‘돌무지’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북측 GP 외곽 쪽에 일부 총안구 진지들이 파괴되지 않은 모습이 일부 식별됐다”며 “미확인 지뢰지대라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북측 GP의 감시소 바로 밑에 지하갱도와 연결되는 총안구가 있는데 그 부분은 다 불능화됐다”며 “이번에 식별된 총안구는 북측 GP로부터 100~200m 떨어진 거리에 있다”고 말했다.
남측 검증반이 지난 12일 북측 GP 파괴 현장을 검증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북측 검증반이 문제 삼은 것은 남측 GP 잔해였다. 남측에 쌓아놓은 GP 잔해에 대해 북측 검증반은 조속하게 철거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우리 군은 “내년도 국방예산에 반영돼 있다”고 답변했다. 올해 예산에 잔해를 치우는 것까지 반영돼 있지 않아 아직 치우지 못했다는 뜻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우리 측 설명에 대해 (북측 검증반이) 이해했고 추후 북측이 어떻게 평가할지 볼 필요는 있다”면서도 “현장에서 특별히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 우리 설명을 이해했다는 게 현장 설명”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 군 당국은 시범 파괴·철수한 북측 GP 11개에 대한 현장검증을 지난 12일 실시한 후 GP별 통합 평가 분석회의와 전문가 토의 등을 진행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