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GP, 현장검증 통해 ‘불능화’ 확인…군 “임무 수행 불가능”

입력 2018-12-17 15:38 수정 2018-12-17 16:09
남북 군사당국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시범철수한 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에 대해 12일 오전 상호검증에 나선 가운데 강원도 철원 중부전선에서 우리측 현장검증반이 북측검증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리측 현장검증반이 완전파괴된 북측 GP를 검증하는 모습. 국방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 철수 대상 북한 감시초소(GP)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해 ‘완전히 파괴돼 군사시설로 활용할 수 없다’는 평가를 했다.

서욱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국방부와 합참은 11개 검증반의 GP별 현장검증 및 평가분석결과 북측 GP 내 모든 병력과 장비는 완전히 철수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남북 군 당국은 지난 12일 ‘9·19 군사합의’에 따라 각각 검증반을 구성해 시범 철수·파괴하기로 합의한 22개 GP를 상호 현장 검증했다. 남북 검증반은 각 7명씩 11개조(총 154명)로 구성됐다.

현장 검증은 상대의 안내에 따라 해당 GP 현장을 직접 방문해 화기 등 장비와 병력이 완전히 철수됐는지, 시설물 철거가 이뤄졌는지 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전에는 우리 측이 북한 GP를, 오후에는 북한 측이 우리 GP를 현장 검증했다.

서욱 작전본부장은 “(북측 GP) 지상시설인 전투시설과 병영막사 유류고·탄약고 등 지원시설은 폭파방식 등을 통해 완전히 파괴한 후 흙으로 덮거나 건물 흔적을 제거해 정리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우리 측 검증반은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문답식 대화를 통해 점검했다. 지하실은 전문인력과 지하투과 레이더(GPR), 내시경 카메라 등 장비를 이용했다. 검증반은 북측 GP 지하시설의 출입구 부분과 감시소·총안구(몸을 숨기고 사격하기 위해 뚫은 구멍) 연결 부위가 폭파되거나 매몰된 것을 확인했다.

합참 관계자는 “미확인 지뢰지대 내 부분 파괴된 총안구가 일부 식별됐으나 그 기능과 역할은 모두 상실된 것”이라며 “이번 시범 철수한 북측의 GP가 감시초소로서 임무 수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돼 불능화가 달성됐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북측 GP 지하시설 구조 및 공격출발계선. 뉴시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측이 10개의 GP를 철수해 일부 공격출발계선이 군사분계선 2㎞ 밖으로 밀려난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공격출발계선은 북한이 유사 시 기습적으로 남하하기 위해 GP 지하시설에 병력이 집결할 수 있도록 설정한 가상의 선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공격 대기지점’이라 부른다.

북측 검증반도 우리 측 철수 GP에 대해 ‘전반적으로 완전히 파괴됐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측 검증반은 우리 측 지역 GP 외곽철책과 철거 후 남아있던 잔해물에 대해 조속한 철거 등을 요구했다. 추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이달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서욱 작전본부장은 “이번 상호 현장검증을 통해 쌍방은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시범적 상호 GP 철수를 충실히 이행했음을 확인했다”며 “군은 확고한 안보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군사적으로 굳건히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슬비 인턴기자,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