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항온동물이라 한낮과 아침·저녁으로 급격히 바뀌는 기온에 적응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피부·근육·혈관·자율신경 등 여러 기관이 에너지를 과다하게 소모하게 된다. 다른 곳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되면 면역세포에 할당되는 에너지가 줄어들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유 원장은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호흡기 점막의 섬모기능이 저하된다고 설명했다. “호흡기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세균 등이 침투해 호흡기 감염질환에 잘 걸리게 되는 상태로 변모한다. 또 일교차가 증가할수록 심박수, 심장 부하 등이 증가한다. 이로 인해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니라 노인, 만성질환자들은 더욱 주의를 요한다.”
유 원장은 면역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환절기에는 면역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면역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간단하지만 필수적인 생활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올바른 건강상식이라고 강조했다.
-간단하지만 필수적인 생활수칙이라 어떤 것인가.
“정말 간단한 건강상식이다. 먼저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감기는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옮는다.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고 항상 깨끗이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손을 씻을 때도 공용으로 쓰는 사각비누에는 세균이 많을 염려가 있어 항균력이 있는 물비누나 거품비누를 사용하는 게 좋다. 손을 씻은 후에는 건조하는 습관으로 세균의 번식을 막아야 한다. 본인만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시간도 가져야 한다. 편안하게 쉬는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계속 분비되면 면역긔능도 떨어지게 되고, 감기에 걸리 가능성도 높아진다. 규칙적인 식사와 적절한 휴식은 감기를 예방하기 좋은 습관이다. 또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바깥 공기를 쐬는 게 좋다. 춥다고 실내에만 있다 보면 타인이 옮겨오는 세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더 높다. 산책 등을 통해 면역기능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면 좋다. 단 미세먼지 등이 있는 날은 되도록 피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면이 부족하면 면역체계가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다. 개인별 적절 수면시간은 다르지만, 7시간 미만 수면하는 사람은 7시간 이상 수면하는 사람에 비해 감기에 걸릴 확률이 3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 밖에 환절기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가벼운 운동과 스트레칭을 권한다. 스트레칭은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가벼운 운동은 깊은 호흡과 긴장 이완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자율신경의 하나인 부교감신경도 활성화시키다. 활성화된 부교감신경은 면역계를 자극하면서 면역력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또한 운동은 면역세포와 림프액의 흐름을 활발하게 하는 작용도 한다.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이 좋아지면 병원균 침입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백혈구 수도 증가한다. 무리한 운동이 아니더라도 10분 정도 걷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가벼운 운동도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오히려 과격한 운동은 혈액의 백혈구 수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증가시켜 마라톤과 같이 너무 긴 거리를 달리거나 무리한 근육운동을 삼가는 게 좋다. 이와 함께 하루 15분 비타민D를 충전하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비타민D는 림프구를 활성화시켜주는 면역력에 아주 중요한 물질이다. 햇볕은 우리 몸에서 비타민D를 합성시키는 작용을 하면서 신체 면역력을 증가시킨다. 추운 날씨 탓에 건물 안에만 있지 말고 하루 15분 야외활동으로 햇볕을 쬐면서 비타민D를 생성하는 건강습관을 기르는 게 좋다.”
-예방접종을 통해서도 특정질환에 대한 면역력을 올릴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물론이다. 예방접종은 미리미리 챙기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인플루엔자·폐렴구균·대상포진 예방접종이 있다.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으로 고열, 두통, 근육통과 함께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을 일으킨다. 흔히 독감으로 불리기 때문에 감기와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감기와는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건강한 사람이 예방접종을 할 경우에는 70~90%의 예방효과가 있고, 65세 이상의 경우 30~40% 정도가 된다. 특히 65세 이상은 합병증에 의한 사망률이 줄어들기 때문에 필수적이다.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에 의해 발생한다. 기침, 가래, 열과 같은 일반적인 감기 증상 외에 가슴통증,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과 두통,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폐렴구균에 의한 감염은 영아·어린소아·65세 이상 고령자에게 발생빈도가 높다. 특히 폐쇄성폐질환(COPD), 기관지 천식 등 폐질환이 있는 환자도 반드시 접종받아야 한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유발하는 수두 대상포진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수두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대상포진 증상은 피부 한쪽에 심한 통증과 물집이 나타나는 것이다. 주로 배나 가슴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며 얼굴, 목 부위에 나타나기도 한다. 면역력이 떨어진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과로,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젊은 환자들도 늘고 있다. 대상포진에 취약한 경우라면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을 막을 수 있다. 1회 접종으로 60~70%의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신경통 발생 가능성 역시 60% 정도 감속시키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예방접종을 한 사람이라면 대상포진을 앓더라도 더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다.”
이은철 기자 dldms878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