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 하순이다. 삼성 측과 현대 유니콘스 심정수(43)는 계약기간 4년, 총액 60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20억원, 연봉 7억5000만원으로 50억원을 보장받았지만, 플러스 옵션(일정 성적 달성 시 매년 2억5000만원 추가) 10억원뿐 아니라 마이너스 옵션(일정 성적 미달 시 매년 2억5000만원 감액) 10억원의 조건이 붙어 있었다.
또 당시 보상 규정은 현재와 달랐다. FA선수의 직전 연봉의 450%나 직전 연봉의 300%에다 보상선수 1명을 주는 규정이었다. 현대가 택한 것은 450% 보상액이었다. 심정수의 2004년 연봉은 6억원이었다. 현대는 27억원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이다.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33)는 계약기간 4년, 총액 80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40억원과 연봉 10억원씩 등을 받는 조건이었다. 이때 이적 당시 강민호의 연봉은 10억원이었다. 롯데는 FA 선수의 직전 연봉 300%을 받거나 직전 연봉 200%와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보상 선수 1명 중 선택 가능했다. 롯데는 직전 연봉 200%와 보상선수 1명을 택했다. 이로써 20억원의 보상액과 포수 나원탁(24)을 데려왔다.
지난해 말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국내로 복귀한 김현수(30)는 계약기간 4년, 총액 115억원에 원소속구단인 두산 베어스가 아닌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이때 두산은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전 연봉인 7억5000만원의 200%인 15억원과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인 유재유(21)를 지명했다.
지난 12일 NC 다이노스는 올해 FA 시장 최대어인 두산의 양의지(31)를 영입했다. 계약기간 4년, 총액 125억원이라는 역대 2위 계약 금액을 안겨줬다. 돈이 들어가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두산에 줘야 할 보상금이 있다. 양의지 연봉 300%의 보상 금액 또는 200%와 보상선수 1명이다.
양의지의 올해 연봉은 6억원이다. 두산이 직전 연봉의 300%를 선택할 경우 NC는 18억원을 두산에 지급해야 한다. 아니면 보상액 12억원과 보상선수 1명을 내줘야 하는 판국이다.
이제는 두산의 선택이 남았다. 보통 FA가 이적할 경우 원소속구단은 해당 포지션 선수를 보상선수로 데려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두산은 처지가 좀 다르다. 다른 구단이면 주전포수감 박세혁(28)이 존재한다. 여기에다 이흥련(29)과 장승현(24) 등 백업포수로 활동할 선수도 제법 된다.
현재로선 두산이 젊은 유망주 투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장원준(33)과 유희관(32)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예전만 못한데다 불펜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필요없다고 계산하면 과감히 300%인 18억원을 선택해 구단 운영에 보탤 수도 있다. 두산의 선택은 내일(18일)까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