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성, ‘계약금 0원’ 육성선수 신화’ 김현수·박해민도 육성 출신

입력 2018-12-16 13:58 수정 2018-12-16 14:02

KBO리그에서 정식 선수가 아닌 선수를 일컫는다. 과거 연습생 또는 신고선수로도 불렸다. 신인 1,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을 경우 구단과 개인 계약을 맺게 된다. 정식 선수가 아니다 보니 계약금은 없다. 과거와는 달라져서 최저연봉(2700만원)은 보장된다고 한다.

육성선수다. 신고선수에서 2105년 1월부터 바뀌었다. 수많은 야구선수들이 1군 무대를 꿈꾸며 육성선수로 각 구단에 들어가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럼에도 올해도 육성선수의 신화를 써 내려간 이들이 있다. LG 트윈스 채은성(28)은 순천 효천고를 졸업한 2009년 프로야구단으로부터 지명을 받지 못했다. LG에 육성선수로 들어갔다. 채은성은 입단한 뒤에도 1군에 진입하기는커녕 퓨처스리그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의장대에서 현역으로 병역의 의무를 마쳤다.

전역 다음 해인 뒤인 2014년 처음 1군에 진입했다. 이때 정식 선수가 됐다. 포수와 1루수, 우익수 등 포지션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62게임을 뛰면서 159타수 44안타, 타율 0.277을 올렸다. 홈런은 1개였다. 15타점과 18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2016년 채은성은 1차 육성선수 신화를 작성했다. 128게임에 출전했다. 403타수 126안타를 쳤다. 타율 0.313이었다. 9홈런, 81타점, 64득점을 기록했다. 기쁨도 잠시 지난해엔 곤두박질쳤다. 타율은 0.267까지 떨어졌다. 홈런은 2개에 불과했다.

채은성은 올해 2차 신화를 작성했다. 139게임을 뛰었다. 한 시즌 개인 최다 출장이다. 175안타, 25홈런을 때렸다. 119타점, 78득점을 올렸다. 모두가 커리어하이다. 그리고 연말 각종 재기상과 의지노력상 등을 휩쓸었다. 또다시 지난해처럼 추락하지 않기 위해 채은성은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

그런데 같은 팀 김현수(30)도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육성선수 출신이다. 신일고를 졸업한 2006년 두산베어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115억원이라는 FA 대박을 터뜨린 그다. 올해도 변치 않았다. 0.362의 타율로 타격왕에 등극했다. 김현수의 육성선수 신화도 계속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28)도 육성선수 출신이다. 한양대를 졸업한 2012년 삼성에 입단했을 때 정식선수가 아니었던 것이다. 올해 36개의 도루로 1위를 차지하며 4년 연속 도루왕에 등극했다.

육성선수 제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대학야구를 죽이는 원천적인 제도라고까지 한다. 그러나 1군의 꿈을 꾸는 야구선수들에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등용문이다. 모두가 채은성, 김현수, 박해민이 될 수는 없지만 그들에겐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소중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