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지 1차 신인지명, 공정경쟁 위배’ 전면 드래프트 재도입 필요

입력 2018-12-16 11:17 수정 2018-12-16 12:39

매년 6월쯤이면 신인 1차 지명선수 명단이 발표된다. 연고지별로 구단이 1명씩 뽑는다. 수도권 출신 1차 드래프트 지명 선수 상당수가 곧바로 1군 무대에 데뷔하는 반면 지방 구단 1차 지명선수들은 2군을 전전하다 소리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화 이글스가 지난해 1차 지명선수로 뽑은 투수 성시헌(19)은 2군 무대에서 조차 뛰지 못하고 방출됐다.

한국프로야구에는 연고지 출신 유망주만을 선택해야 하는 1차 드래프트가 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다. 이어 1차 지명선수들을 제외하고 지원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2차 드래프트제가 유지되고 있다. 기형적 구조일 수밖에 없다.

1차 지명선수 제도는 지역 아마추어 야구 육성이라는 명분 위에 서 있다. 그러나 구단 이기주의가 담겨 있다. 우수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풍부해 지명 자체가 쉬운 서울 연고지 구단과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등이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구단들은 뽑을 선수조차 없다는 하소연하고 있다.

질 좋은 선수들이 서울로 몰리면서 수도권 구단들과 지방 구단간의 격차도 쌓여만 가고 있다. 아직도 연고지 기준으로 선수를 선발한다는 것은 지역 정서에 장사를 하려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공정성에도 위배된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동안 전면 드래프트를 도입된 적이 있지만 몇몇 구단의 반대로 원점으로 회귀했다.

프로야구에서도 상생의 문화가 중요하다. 구단과 구단, 프로와 아마추어, 서울과 지방 등이 모두 균형있게 발전해야 한다. 그래서 구시대적인 기준인 연고지 출신 선수들을 뽑는 1차 드래프트 제도는 없어져야 한다. 지난해 리그 최하위팀이 지원자 전체 1위를 뽑고, 전년도 순위의 역순으로 지명해 나가는 전면 드래프트로 가야 한다.

지역 아마추어 야구팀의 위축이나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명분이 약하다. 관중을 모으기 위해서라도 각 구단들은 지역 사회와의 교류를 넓혀 나가야 하는 게 순리다. 만약 그런 구단이 있다면 지역 사회의 역풍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우수선수들의 해외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는 전면드래프트를 시행하면서 보완해 나가면 된다. 전면드래프트라는 큰 그림을 먼저 그리고 작은 부분을 채워나가면 되는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