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외인투수 3인방 남긴 기록’ 6년 출전, 외인 보유한도 제외하면?

입력 2018-12-15 20:04 수정 2018-12-15 20:05

외국인 투수 자리가 아직 채워지지 않은 구단은 두산 베어스다. 평균자책점 1위 조쉬 린드블럼(31)과 다승왕 세스 후랭코프(30)를 반드시 잡겠다는 게 두산의 구상이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장수 외국인 투수 3인방은 더 이상 오를 마운드가 없어졌다.

에릭 해커(35)는 KBO리그를 향해 구직 의지를 열심히 보내고 있다. 올 시즌 손가락 부상을 당한 에스밀 로저스(33)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7월부터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었다.

뒤늦게 출발했지만 14게임에 나와 5승 3패, 평균자책점 5.20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4차례나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0.281로 다소 높았다. 그리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해커는 NC 다이노스 시절이던 2015년 19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했다. 2013년부터 무려 6시즌 동안 KBO리그에서 뛰었다. 151경기에 출전해 935.2이닝을 책임졌다. 61승 37패, 평균자책점 3.66을 남겼다.

헨리 소사(33)도 있었다. 올 시즌 LG 트윈스의 27게임에 등판해 181.1이닝을 소화했다. 퀄리티스타트는 18차례 기록했다. 9승 9패, 평균자책점 3.52를 남겼다. 그러나 방출됐다.

2012년 KIA 타이거즈에서 KBO리그에 데뷔한 소사였다. KIA 2시즌, 넥센 1시즌, 그리고 LG에서 4시즌을 뛰었다. 7시즌이다. 통산 194게임에 출전해 1197이닝을 던졌다. 68승 60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32를 남겼다. 방출 이후 소식이 없다. 피안타율은 0.267로 여전히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더스틴 니퍼트(37)는 두산맨이었다. 두산에서만 7시즌을 뛰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재계약에 실패하자, KT 위즈에서 뛰었다. 올 시즌 29게임에 등판해 175.2이닝을 던졌다. 퀄리티스타트는 20차례였다. 8승 8패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296이었다. KT 명단에 그는 없다.

니퍼트는 두산 시절이던 2016년 2.95로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22승으로 다승왕에 등극했다. 그리고 정규시즌 MVP가 됐다.

니퍼트는 2011년 두산에서 KBO리그에 데뷔했다. 통산 8시즌 동안 214게임에서 102승을 거뒀다. 외국인 투수 최다승이다. 1291.1이닝을 책임졌다. 통산 평균자책점은 3.59였다. 그러나 니퍼트를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들이 나이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투수 지표를 보면 KBO리그에서 아직도 통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물론 기존 다른 구단의 외국인 원투펀치처럼 10승 이상을 거두진 못했지만, 왠만한 토종 선발투수보다는 나은 성적들을 기록했다.

기량이 도저히 뛸 수 없는 정도라면 모르지만, 이들을 다시 활용하는 방안도 그리 나쁘지 않다. 그러기 위해선 제도 변경이 필요하다. 일정기간 KBO리그에서 뛴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선 외국인 보유 한도에서 제외해주는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FA제도가 6시즌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이를 차용해볼만하다. 그렇다면 이들 3인방은 다른 구단에서 충분히 뛸 자격이 주어진다. 제도만 바꾼다면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들을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방출만이 리빌딩의 해법이 아닌 것이다. 또한 외국인 선수와의 다년계약을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