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고를 졸업한 뒤 2001년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았으나, 보스턴 레드삭스와 80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미국에 진출했다. 당시 포지션은 투수였다. 고등학교 시절 다친 어깨 부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어깨 수술을 받았다. 2002년 귀국 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그리고 2005년 보스턴으로부터 공식 방출됐다.
채태인(36)이다. 2007년 해외진출 특별지명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의 지명을 받았다. 그해 여름 2군 올스타전에서 MVP가 됐다. 1군 출전 경기가 늘어났다. 그해 31경기를 뛰며 0.221을 기록했다.
2009년 118경기를 뛰며 처음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108안타, 17홈런을 기록했다. 타율도 0.293으로 껑충 뛰었다. 2010년에도 102경기에 나와 타율 0.292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1~2012년에는 부상 등으로 50여 경기만 출전했다.
2013년에도 94경기밖에 뛰지는 못했지만, 114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381을 기록했다. 2014년에도 124경기를 뛰며 0.317의 타율을 올렸다. 개인 최다인 156안타를 때렸다. 2015년 역시 116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348을 기록했다.
2016년 3월 김대우(30)와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로 이적했다. 그해 124게임에 출전하며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109경기를 뛰며 타율 0.322를 기록했다.
그리고 그해 겨울 FA자격을 갖췄다. 그러나 원소속 구단인 넥센은 보상선수 없이 보상금만 챙기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채태인은 속이 탔다. 올해 1월 넥센과 먼저 FA계약을 맺었다. ‘1+1’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옵션 2억원 등 총액 10억원의 계약이었다. 며칠 뒤 롯데 좌완투수 박성민(20)과 맞트레이드됐다. 이른바 ‘사인 앤 트레이드’다.
우려가 많았다. 메이저리그급 수비력은 걱정이 없었으나 부상 병동으로 불렸던 몸상태에 대한 우려였다. 무릎은 항상 문제였다.
채태인은 이런 우려를 날려버렸다. 130경기에 출전했다. 개인적으로 한 시즌 최다 출전이다. 110안타, 15홈런을 쳤다. 타율은 0.293을 기록했다. 75타점, 44득점을 올렸다. 이대호와 1루수를 번갈아 맡았다. 실책은 4개였다.
채태인의 통산 타율은 딱 0.300이다. 3578타수 1075안타를 쳤다. 115홈런, 625타점, 459득점을 올렸다. 2루타는 197개다. 롯데로서는 채태인이 없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소리가 나올만하다. 올해 FA 중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 중 한명임에 분명하다.
내년 계약이 끝난다. 그러나 고향에서의 선수 생활은 계속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몸상태가 중요하다. 홈런 갯수도 조금 늘릴 필요가 있다. 20홈런을 기록한 시즌이 없다. 또 내년 내야 수비를 이끌어야 하는 최고참이다. 그리고 그는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