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한의대 한방소아과 이혜림, 강기성 교수 연구팀은 하이키한의원 강남본원 박승찬(사진) 대표원장(한의학박사)과 함께 성조숙증 치료에 쓰이는 한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성조숙증 동물모델에게 항에스트로겐 작용을 하는 한약 추출물 EIF(Estrogen Inhibition Formulae)를 투여하고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연구 기간 중 성조숙증 동물모델을 일정기간 EIF한약 투여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성조숙 증후군 완화와 가임력 유지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특히 사춘기의 시작을 의미하는 질구 개방 날짜, 혈중 성선자극호르몬 농도의 변화 등을 집중 비교히는 방법으로 이를 검증했다. 가임력에 영향을 미치지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동물모델이 성체가 됐을 때 자궁 발달 상태와 호르몬 수치 등을 측정, 비교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연구결과 성조숙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EIF한약이 성조숙증 동물모델에서도 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면서 난소 발달을 억제하고, 질구 개방 날짜를 늦추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EIF한약을 투여한 실험군과 EIF한약을 투약하지 않은 대조군이 각각 가임기에 접어들었을 때 자궁 발달 상태와 호르몬 분비 상태를 비교한 결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강남본원 대표원장은 “성조숙증 아동의 증가로 인하여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성조숙증 치료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조숙증 동물모델을 이용해 성조숙증 치료에 사용되는 한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기는 처음”이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박 원장은 앞서 2017년 인진, 의이인 등 여성호르몬 억제 한약 조성물 hEIF이 난포 자극 호르몬 분비 억제효과를 발휘해 성조숙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증명해 국내외 의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한편 2017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성조숙증 치료를 받은 어린이는 총 9만5524명으로 2013년의 6만6395명보다 무려 1.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아청소년 인구 수는 1085만3649명에서 9073만9623명으로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소아청소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치료가 필요한 성조숙증 어린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