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5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을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열흘째 이어온 단식농성을 중단키로 했다.
손 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가진 단식농성 해단식에서 “저는 단식 중단을 당원 동지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 앞에 선언한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촛불혁명으로 이뤄진 정권교체를 제대로 된 민주주의로 정착시키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뜻이 의석을 통해 반영되고 대표성과 비례성을 확보하는 민주주의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 임종석 비서실장을 보내 대통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말씀해주셨다”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임 실장은 이날 오전 손·이 대표를 찾아 “문 대통령이 국회의 선거제 개혁 합의안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손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지지를 의미하냐고 묻자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또 의자에서 일어나는 손 대표를 부축하며 “대통령이 두 대표의 건강을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단식중단을 선언하면서 “이제 산을 하나 넘었을 뿐”이라고 밝힌 뒤 “승자독식 선거제는 아직 사라진 것이 아니다.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거대양당이 보인 태도를 생각하면 앞으로 한 달간의 과정도 험난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실제 내용은 다 함께 설계해야 한다. 보수나 진보의 문제가 아니기에 민주당과 한국당도 함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손·이 대표는 민주당과 한국당의 선거제 개혁을 뺀 내년도 예산안 처리 합의에 반발하며 지난 6일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특히 고령인 손 대표가 “목숨을 바치겠다”며 단식에 들어감에 따라 그의 건강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왔었다. 단식 시작 전 75㎏이었던 손 대표의 몸무게가 68㎏까지 줄어든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