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다년계약 0건’ 100만달러 제한 여론 무마용?

입력 2018-12-15 12:58

KBO는 지난 9월 11일 제5차 이사회를 열고 신규 외국인 선수 계약 금액을 100만 달러로 제한하기로 의결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같이 의결한 조항이 있다. 신규 외국인선수의 다년 계약은 허용되지 않지만 입단 2년차부터 재계약때는 다년 계약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프로야구 현장에선 제대로 적용되고 있을까. SK 와이번스는 14일 제이미 로맥(33)과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연봉 105만 달러, 옵션 25만 달러 등 총액 130만 달러 계약이었다. 지난해 85만 달러보다 45만 달러나 증가한 금액이다. 그러나 계약 기간은 발표문에 없다. 당연히 단년 계약이다.

앞서 SK는 앙헬 산체스(29)와도 연봉 95만 달러, 옵션 25만 달러 등 총액 120만 달러에 재게약했다. 총액은 올해보다 10만 달러 늘었다. 역시 1년 계약이다.

롯데 자이언츠도 기존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30)와 117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계약 금액은 동결됐지만 KBO리그에서 5년째 뛰게 됐다. 그러나 예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1년 계약이다.

SK와 롯데만이 아니다. 한화 이글스도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29)과 140만 달러에 재계약을 하면서 다년 계약을 맺지 않았다. 넥센 히어로즈도 제이크 브리검(30)과 제리 샌즈(31)와 각각 90만 달러와 50만 달러에 재계약을 했지만 다년 계약 소식은 없었다.

LG 트윈스도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29)과 재계약을 맺었다. 15일까지 기존 외국인 선수와의 재계약 금액 중 가장 많은 150만 달러였다. 역시 1년 계약이다.

10개 구단은 신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면서 100만 달러 상한선은 꼭꼭 지키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다.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긴 하지만 구단 운영에 필요한 사안은 철저히 지키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같이 발표됐던 외국인 선수 다년 계약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위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다년 계약을 구단 스스로 원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다년 계약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구단들은 이를 실행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어찌보면 100만 달러 상한선을 정하면서 여론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끼워넣은 구색 맞추기에 불과해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