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레일리(30)가 롯데 자이언츠와 117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동결이다. 그만큼 뚜렷한 인상 요인이 없었다는 말이다. 레일리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내년 시즌 뒤 거취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5년차 롯데 투수가 되는 레일리의 장·단점을 살펴보자.
먼저 이닝 소화력을 보자. 4년 동안 729.2이닝을 던졌다. 매년 182.1이닝을 소화했다. 122게임을 뛰었으니 게임당 5.98이닝을 소화했다. 조금 더 긴 이닝을 소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볼넷은 4년 동안 206개를 내줬다. 1년 평균 51개꼴이다. 그런데 몸에 맞는 공이 많다. 4년 동안 67개다. 16.75개다. 안타를 맞지 않기 위해 몸쪽 승부를 즐겨했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정교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미도 있다. 삼진은 615개를 잡아냈다. 153.75개의 삼진을 매년 평균 이끌어냈다.
다음은 홈런이다. 84개를 허용했다. 연 평균 21개다. 제1선발 투수로는 너무 많다. 더구나 좌우타자 상대적으로 극명하게 다르다.
올해 좌타자에겐 홈런을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지만 우타자에겐 24개를 맞았다.2017년에도 좌타자 상대 홈런은 0개지만, 우타자 상대 홈런은 19개나 됐다. 2016년에도 좌타자 상대 1개, 우타자 상대 20개였다. 입단 첫해인 2015년 좌타자 상대 3개, 우타자 상대 17개였다. 4년 동안 좌타자를 상대로 4개밖에 홈런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우타자에겐 80개나 맞았다.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피안타율을 보면 올해 좌타자에겐 38개의 안타를 맞아 피안타율 0.172를 기록했다. 그러나 우타자들에겐 142개의 안타를 맞아 피안타율 0.306이었다.
지난해에도 좌타자 상대 0.205, 우타자 상대 0.301이었다. 2016년에도 좌타자 0.234, 우타자 0.312였다. 입단 첫해인 2015년에는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이 0.272였고, 우타자들에겐 0.264를 기록했다. 좌우타자 유형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이다. 해마다 점점 우타자 상대 성적은 나빠지고, 좌타자들에겐 극강 모드로 변해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레일리는 또 초구에 너무 많이 맞았다. 올해 초구를 던져 홈런 3개를 포함해 22개의 안타를 맞았다. 피안타율은 0.333이다. 2017년 0.408, 2016년 0.406, 2015년 0.456이나 된다. 여기에다 0-1,0-2 등 볼카운트가 몰렸을 때 피안타율이 3할이 넘는다.
올해만 놓고보면 5회 승부가 가장 좋지 않았다. 피안타율이 0.318이다. 다음이 6회로 0.313이다.
그리고 레일리는 4년 동안 43승 39패를 기록했다. 통산 평균자책점은 4.19다. 매년 평균 10.75승을 올리고, 9.75패씩 기록했다. 10승 이상을 올리긴 하지만 다른 구단의 제1선발처럼 15승을 넘어 20승을 바라보는 위치까지 올라서야 한다.
새로 영입된 제이크 톰슨(24)은 아직 어리고 경험도 부족하다. 토종 선발 투수들은 안정감이 여전히 떨어진다. 5년차 롯데 투수의 레일리는 롯데 투수진을 이끌고 가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