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혼 여성 취업자 10명 중 4명이 결혼과 임신·출산 등의 이유로 경력 단절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남녀 가사 분담을 공평하게 해야 한다는 인식은 높아졌지만 실제로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14일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나면서 일과 가족생활을 포함한 전반적인 생활의 균형에 대한 요구로 일·가정 양립이 중요한 정책 이슈가 되고 있다”며 2018 일·가정 양립 지표를 발표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여성이 직업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87.2%로 2015년 85.4%에 비해 1.8%p 증가했다. 2016년 아내의 취업에 대한 남편의 태도는 찬성하는 사람이 46.6%로 반대하는 사람의 비율인 19.0%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자녀의 연령이 어리거나 자녀의 수가 많을수록 맞벌이 가구 비율은 낮았고, 자녀가 어릴수록 맞벌이 가구 여성의 근로 시간은 감소했다. 2017년 자녀 연령별로는 6세 이하 맞벌이 가구의 비율이 41.6%로 가장 낮았고, 자녀수별로는 자녀가 3명 이상 있는 가구의 비율이 43.3%로 가장 낮았다.
또 2017년 미혼 남녀의 고용률 차이는 1.6%p였으나, 배우자가 있는 남녀의 경우는 남자 81.9%, 여자 53.4%로 그 차이가 28.5%p까지 벌어졌다. 18세 미만의 자녀를 둔 경우 남자의 고용률은 자녀의 연령이 어릴수록 높았고, 여자는 자녀의 연령이 어릴수록 고용률이 낮게 나타났다.
15~54세 사이의 기혼 여성 취업자 중 37.5%는 경력 단절 경험이 있었다. 연령별로는 40~49세가 46.7%로 경력 단절 경험 비율이 가장 높았고, 30~39세(26.5%) 50~54세(23.9%) 15~29세(2.9%) 순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밝힌 경력 단절 경험 사유는 결혼이 37.5%로 가장 많았고 임신·출산 26.8%, 가족 돌봄 15.1%, 육아 13.6%, 자녀 교육이 6.9%를 기록했다.
가사 분담에 대해선 공평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지만, 실제로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하는 비율은 이에 못 미쳤다. 2018년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9.1%로 2년 전 53.5%에 비해 5.6%p 증가했다. 부부가 함께 사는 가구 중 실제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한다고 응답한 남편은 20.2%, 부인은 19.5%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지만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견해가 59.1%를 차지한 것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항목별 가사 노동의 경우 부인은 99% 이상의 비율로 대부분의 가사 노동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남편은 집 안 청소(69.8%), 시장 보기 및 쇼핑(69.5%) 항목의 비율이 높았다.
이현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