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도로친박당? 친박 지원 받았다고 다 친박 아냐”

입력 2018-12-14 15:37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4일 “‘친박’·‘비박’ 이런 단어를 언급해 공개적으로 방송에 나가서 인터뷰를 한 의원에 대해서는 윤리위에 회부하겠다”고 경고했다. 원내대표 경선을 전후해 계파갈등이 부활할 조짐이 보이자 이를 차단하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풀이된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상임위원장·간사 연석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친박·비박 프레임은 한국당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공개적으로 이 단어를 언급해 우리끼리 편 가르는 행위는 자해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가 선출 과정에서 친박계의 지원에 힘입어 바른정당 복당파인 김학용 의원에 압승하자 한국당 주변에서는 ‘도로친박당이 됐다’ ‘친박이 우회상장했다’는 등의 비판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 측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박계 일부 의원들이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지원한 것은 사실이지만 친박계와 친하면 다 친박인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친박계 의원들이 나 원내대표를 지지한 것은 계파갈등을 없애자는 데 공감했기 때문이지, 나 원내대표가 친박계이기 때문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가 이날 원내수석부대표에 복당파 출신인 정양석 의원(재선·서울 강북갑)을 내정한 것도 계파갈등 봉합과 계파 균형 인선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나 원내대표 측은 인적쇄신을 둘러싼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설에 대해서도 “서로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입장이 다른 것처럼 비쳐질 뿐 실제 두 사람 사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나 원내대표 측은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이니까 인적쇄신 얘기를 안 할 수 없는 것이고,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로서 ‘지금은 정부·여당과 싸워야 하는 시기고, 인적쇄신은 총선 공천심사 때 하면 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도 앞서 13일 비대위 회의에서 “나 원내대표의 당선은 탈(脫)계파주의의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