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3일 실시된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과정에서 선거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당선자가 13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광역단체장은 이재명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송하진 전북지사 등 4명이다.
대검찰청은 지방선거 선거사범 공소시효 만료일인 13일까지 4207명을 입건하고, 이 중 43%에 해당되는 1809명을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중 구속 기소는 56명이다. 나머지 2391명에 대해서는 불기소 결정이 내려졌다.
입건 인원 가운데 당선자는 모두 합쳐 322명이다. 이재명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광역단체장 4명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36명, 광역의원 29명, 기초의원 67명 교육감 3명 등 139명이 기소됐다. 지난 지방선거 때는 당선자 385명이 입건됐고, 162명이 기소됐다.
선거사범 관련 재판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13일 기준 1심 선고가 내려진 인원은 517명이다. 이 중 15명에 대해서는 실형이 선고됐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선고된 인원은 총 262명이다. 당선자 중 24명(광역단체장 1명, 기초단체장 3명, 기초의원 20명)에 대한 1심 선고도 내려졌는데, 기초단체장 2명에 대해서는 당선무효형에 해당되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선고됐다.
눈길이 가는 대목은 기소된 광역단체장 재판 상황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두 차례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나 지난달 14일 1심 선고에서 벌금 90만원을 받아 시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항소심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이 선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직 시절 업적 소개 문자 40만통을 도민들에게 발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하진 전북지사도 검찰이 1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구형해 상황이 좋지 않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방선거 예비후보 신분인 지난 5월 두 차례 대학생들을 상대로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지난달 30일 기소됐다. 원 지사 측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의혹 등에 대해 선거기간 중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지난 11일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 입원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혐의도 받고 있어 지사직 상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최문순 강원지사도 선거 회계책임자가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회계책임자가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직을 잃게 된다.
앞서 지난 2014년 6월 4일 치러진 6회 지방선거에서는 4450명이 입건되고, 이 중 2349명이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지난 지방선거와 비교해 이번 지방선거 선거사범 전체 입건 인원은 약 5.5%가량 감소했고, 기소 인원은 540명 감소했다. 검찰은 단순 의혹 제기, 다소 과장되거나 풍자적 표현, 후보자 검증 차원의 발언 등 허위사실로 보기 어려운 사안에 대한 고소·고발로 인해 거짓말 선거 사범의 비율이 증가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봤다.
선거사범 유형별로는 허위사실 공표(6회 1295명·7회 1457명)와 여론조사조작(6회 196명·7회 244명)이 대폭 증가했다. 공무원선거개입(6회 136명·7회 99명), 부정경선운동(6회 134명·7회 85명) 등은 다소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구속 인원은 6회 지방선거 때 157명, 7회 지방선거 때는 56명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구속 인원이 대폭 줄어들게 된 이유로 구속 요건에 대한 신중한 검토로 인해 구속영장 청구 및 발부율이 감소한 점을 들었다. 금품선거사범 비율이 감소한 것도 구속 인원 감소 요인 중 하나다. 지난 지방선거의 경우 구속 인원 157명 중 92명이 금품선거사범이었고, 이번 지방선거 때는 구속 인원 56명 중 금품선거사범이 34명이었다.
검찰은 향후 재판 중인 선거사범에 대해 불법에 상응하는 형벌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를 철저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검찰시민위원회 등 선거사건 수사 및 처분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검찰은 내년 3월 13일에 실시되는 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도 대비할 예정이다. 조합장 선거가 실시되는 농협·수협·산림조합은 전국 1344곳에 달한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