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성장 멈춘 중국 자동차시장, 국내 자동차업계 타격

입력 2018-12-14 11:37 수정 2018-12-14 14:22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30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분쟁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고가품에 대한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 둔화는 실적 부진으로 고전 중인 국내 자동차업계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14일 중국의 지난달 자동차 판매가 5개월 연속 감소해 255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줄어든 것으로 최근 7년 새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30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CAAM은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봉황망은 12일 지난달 중국 승용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8%, 상용차 판매는 15%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흐름은 미·중 무역분쟁 발발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등이 소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6년 도입한 자동차 구매세 인하정책이 올해 종료되면서 구매가 감소한 탓도 있다.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중국 내 자동차 딜러들은 정부에 구매세 50% 인하정책을 다시 시행할 것을 요청하고 나선 상태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지난 10월 말 1.6ℓ이하 소형차 구매세 인하정책을 지도부에 건의했지만, 중국 정부는 아직 구매세 인하정책 재시행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올해 출시한 중국 전용 도심형 엔트리 SUV ‘KX1’ . 기아차 제공

중국 정부 관계자는 “최근의 자동차 판매 감소세는 시장에 가장 적합한 업체들만 생존시켜 산업집중도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 하락은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업계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의 여파를 이미 체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10월 출시한 중국 시장 전용 스포티 세단 '라페스타'. 중국 산동성 옌타이시에 위치한 중국기술연구소에서 열린 '라페스타' 출시 행사에서 판징타오 베이징현대 판매부본부장, 리더런 베이징현대 동사, 이병호 현대기아차 중국사업본부장(부사장), 리먀오먀오 중국상 부사장, 천홍량 베이징현대 동사장, 설영흥 현대차그룹 중국사업 담당 고문(왼쪽부터)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기아차는 지난 3분기 실적에서 유럽 및 신흥시장 등에서의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 판매 감소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판매량이 0.4% 감소했다고 밝혔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지난달 판매 실적 발표 당시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중국 자동차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해외 판매가 전년 대비 4.6% 줄었다”고 전했다.

업계는 중국 시장 판매 회복을 위해 현지 시장 맞춤형 모델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한편 신에너지차(NEV) 관련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전반적인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를 비롯한 NEV 판매는 지속 성장 중이다. 지난달 NEV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