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0’클럽은 한 시즌 동안 30홈런과 30도루를 동시에 성공한 케이스를 말한다. 장타력과 주루 능력을 동시에 갖춰야 하기 때문에 호타준족의 상징이다. 극과 극 성격의 능력을 동시에 갖추기가 쉽지 않아 희소성이 매우 높다.
KBO리그에서 최초로 달성한 선수는 현대 유니콘스 소속 박재홍(45)이다. 연세대를 졸업한 뒤 현대에 입단한 박재홍은 입단 첫해 홈런 30개, 도루 36개를 기록했다. 142안타, 타율 0.295였다. 박재홍은 홈런왕과 타점왕을 차지했고,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석권했다. 올해 KT 위즈 강백호(19)보다 한수 위의 괴물 신인이었다.
박재홍은 1998년에도 다시 한 번 기록한다. 30홈런과 43도루를 기록했다. 이것만이 아니다. 2000년에도 32홈런과 30도루를 달성했다. 세 번째 ‘30-30’클럽 가입이다. KBO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해태 타이거즈 소속 이종범(48)도 빠질 수 없다. 1997년 30홈런과 64도루를 기록했다.
1999년에는 ‘30-30’ 클럽 멤버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해태 소속이던 홍현우(48)는 34홈런과 31도루, LG 트윈스 소속이던 이병규(44)는 30홈런과 31도루를 기록했다. 또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제이 데이비스(49)는 30홈런과 35도루로 30-30클럽에 가입했다. 외국인 최초였다.
그리고 2000년 박재홍의 3번째 가입 이후 14년 동안 맥이 끊겼다. 이를 일거에 뚫어버린 이가 NC 다이노스 소속이던 에릭 테임즈(32)다. 2015년 47홈런과 40도루를 기록했다. 외국인 30-30클럽은 데이비스 이후 두 번째다. 그런데 이를 뛰어 넘어 ‘40-40’클럽에 가입한 것이다. 유일무이한 기록이다. 그해 테임즈는 정규시즌 MVP에 등극했다.
테임즈 이후 ‘30-30’클럽 멤버는 추가되지 않고 있다. 특히 국내 선수들 가운데는 18년째 나오지 않고 있다. 몇몇 후보 선수들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30)은 올해 홈런 26개를 때렸다. 매년 장타력이 증가하고 있다. 도루는 20개였다. 2016년에는 42도루까지 기록한 바 있다. 홈런과 도루 조합이 맞을 경우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
NC 다이노스 나성범(29)은 30-30클럽에 이미 가까이 간 적이 있다. 2015년 28홈런과 23도루를 작성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나성범이 ‘30-30’클럽에 가입한다면 메이저리그 구단에 강한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다. KT 위즈 황재균(31)도 가능성 있는 후보다. 2016년 롯데 시절 27홈런과 25도루를 기록한 바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