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좋은 남성의 간택(?)을 받기 위해 하루 평균 권장 칼로리 보다 10배나 더 먹는 소녀들이 있다.
영국 채널4에서 7일(현지시간) 방송한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모리타니아 등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는 풍만한 몸매를 위해 10대 소녀들에게 강제로 음식을 먹이는 풍습이 아직도 자행되고 있다. 부모는 딸에게 하루에 9000~1만6000 칼로리를 먹도록 강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11세 소녀 하루 평균 권장 섭취량은 1700 칼로리다. 많게는 10배를 더 먹고 있는 것이다.
이 곳에는 피딩 시즌(음식을 먹이는 기간·Feeding Season)이 있다. 10대 소녀들은 1년에 2개월 정도 하루에 약 1만 칼로리를 먹는다. 끼니 마다 2000~3000 칼로리를 먹는데, 하루 칼로리를 한 끼에 해결하는 것이다. 보통 쿠스쿠스(으깬 밀로 만든 음식)와 포리지(귀리에 우유를 부어 죽처럼 끓인 음식)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가 소녀들에게 강제로 음식을 먹이는 이유는 몸매를 풍만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몸집이 큰 여성이 좋은 신붓감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즉 결혼을 잘하기 위해 억지로 살을 찌우는 것이다.
다큐멘터리에는 부모가 딸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고 몸집을 불리는 데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너무 많은 음식을 갑자기 섭취해 배탈이 나 고통스러워 하는 딸에게 “조건이 좋은 신랑을 만나려면 견뎌야한다”고 소리치는 이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행위가 지속된다면 심장 질환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음식을 충분히 마련할 수 없는 가정에서는 스테로이드 같은 부작용이 농후한 약품을 구입해 먹이는 것으로 알려져 피해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남성의 간택을 받기 위해 억지로 음식을 강요당하는 소녀들이 이 같은 환경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이고 비인간적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1살 모네는 “뚱뚱해야 예뻐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네의 엄마는 피딩 시즌이 오자 오로지 먹으면서 몸집을 불릴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다큐멘터리의 리포터인 사라 잰드는 “특히 여성들에게만 규약되는 몸매 압박은 새롭지 않다”면서도 “이 소녀들은 다르다. 강박적이고 강제적인 상황에서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