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당내 반대파 설득 위해 하원의장 임기 제한 제안… “4년만 맡고 그만두겠다”

입력 2018-12-13 16:02

내년 1월 하원의장 선거에 도전하는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원내대표가 당내 반대파를 잠재우기 위해 임기 제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펠로시 대표는 자신이 하원의장에 오르면 4년 동안만 직무를 수행하고 재선에는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도부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내세웠던 반대파 의원들은 펠로시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찬성 쪽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펠로시 대표는 1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나는 다음 세대 정치 지도자들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이번에 연방 하원의원직에 처음 오른 민주당 초선의원들의 멘토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 같은 결심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하원의원 당선자 16명은 지난달 중간선거 직후 펠로시 대표의 하원의장직 도전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표한 바 있다. 펠로시 대표는 2002년 민주당 원내총무 취임 이후 16년 동안 당을 지도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당내 반대 세력이 힘을 얻으면서, 하원의장 선거에서 펠로시 대표가 낙선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반대파 의원들은 펠로시 대표의 제안에 즉각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내 반대파 의원 7명이 펠로시 대표의 하원의장직 수임을 지지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이들 의원들은 성명에서 “펠로시 대표가 우리와 함께 일하려는 모습을 보여줘 감사한다”면서 “우리는 다음 하원의장 선거에서 펠로시 대표를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대표의 임기 제한 제안은 하원의장 선거 이후인 내년 2월 민주당 하원의원회의에서 투표로 가부를 정한다. 펠로시 대표는 자신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 회의에서 다시 표결을 제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회의 결과가 어떻든 간에 자신은 2022년까지만 하원의장직을 맡겠다고 천명했다.

펠로시 대표는 임기 제한을 자신뿐 아니라 다른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에게도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원내총무와 제임스 클라이번 부원내대표 역시 2022년 펠로시 대표가 하원의장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함께 사퇴해야 한다. 이에 대해 호이어 총무는 “펠로시 대표는 나와 상의한 적이 없다”면서 “나는 임기 제한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