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사람들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 한파와 폭설 속에 연탄 값은 오르고 연탄 후원은 줄어 이중고를 겪는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에 작은 도움의 손길들이 답지하고 있다.
13일 서울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에 위치한 연탄은행 사무실에 김모(73) 노인이 직접 방문했다. 김씨는 “신문에서 연탄 후원이 급감했다는 기사를 읽었다”면서 “고등학생 때부터 피우던 담배를 끊고 그 돈을 조금씩 모았는데 후원하고 싶다”면서 100만원을 기탁했다고 연탄은행은 전했다.
백사마을 인근 연탄 쓰는 동네 아이들인 ‘신나는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19명도 용돈을 모아 연탄 100장을 기부했다. 기초생활 대상자이거나 차상위 가구에 속한 아이들로 연탄은행이 돌보는 대상이다. 돌봄 대상 아이들도 작지만 함께 연탄을 나누고 싶어 한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연탄 후원을 받는 어르신들은 갖가지 사정으로 자식들과 떨어져 홀로 살 수 밖에 없는 독거 노인들이 다수”라며 “연탄이 떨어질 때 쯤 매달 연탄을 보내줘 감사하다고 말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연탄값이 100원이나 올라 더 힘든데, 다음 달에도 꼭 보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한다고 전했다.
허기복 목사는 “연탄 한 장은 1000원 안되는 돈이지만, 어르신들에겐 6시간 방안을 따듯하게 덥혀주는 금(金)탄”이라며 “사랑의 손길을 나눠 따듯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