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루카쿠, 반등 위한 맨유의 열쇠

입력 2018-12-12 16:10
로멜루 루카쿠가 지난 9일(한국시간) 풀럼과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선두 리버풀의 승점 차는 16. 맨유의 우승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실적인 목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주어지는 4위권이다. 하지만 그마저 쉽지 않다. 5위 아스날과의 격차가 승점 8점이다. ‘빅 6’으로 대표되던 강팀들 사이에서 한 발자국 멀어졌다. 반등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단연 로멜루 루카쿠(25)의 활약이다.

8위까지 내려앉았던 그간의 침체기엔 루카쿠의 책임이 컸다. 지난 2일 사우샘프턴전과 9일 4대 1 대승을 거뒀던 풀럼전에서 골 맛을 보며 숨을 돌렸지만, 이전까지 12경기 연속으로 득점이 없었다.

주제 무리뉴 감독도 계속된 루카쿠의 부진에 칼을 빼 들었다. 지난 6일 아스날전(2대 2 무)에선 그 대신 마커스 래쉬포드를 선발로 기용한 것이 그런 정황이다. 무리뉴 감독은 루카쿠만큼은 컨디션 난조를 겪어도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루카쿠는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부진을 진단하며 ‘근육량 증가’를 부진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기간 근육량이 조금 늘었는데, 이는 역동적이고 빠른 템포를 강조하는 프리미어리그에선 독이 된다는 것이다. 체중 감량을 통해 근육 감량 중에 있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했다.

개인적인 문제가 근육량 증가에 있었다면 무리뉴 감독의 전술 시스템에서도 루카쿠 부진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최근 부진했던 경기를 살펴보면 루카쿠가 하프라인 근처까지 공을 받으러 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자연스레 그가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와 힘 싸움을 하는 일이 줄어들었고, 슛을 때리는 빈도도 눈에 띄게 적어졌다. 지난 시즌 2선 중앙과 하프라인 부근에서 활발한 공격 전개를 해주던 산체스의 부재가 컸다.

중앙에서 벗어나지 않는 고정된 위치도 한몫했다. 볼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측면에서 빠르게 골 밑으로 파고들며 동료의 패스를 받아 내거나, 상대 수비수들과의 속도경쟁과 몸싸움을 이겨내며 뒷공간으로 투입된 볼을 탈취하는 게 루카쿠의 득점 장면이다.

하지만 맨유에선 상대의 측면을 쉽사리 공략하지 못하며 이러한 기회가 창출되기 힘들었다. 지나치게 직선적인 공격만 반복됐다. 9일 풀럼전 대승의 키는 루카쿠와 래쉬포드가 양 사이드로 넓게 벌리며 스위칭해 측면을 지배한 것이었다.

루카쿠를 두고 무리뉴 감독의 고민이 좀 더 필요해 보임은 분명해 보인다. 풀럼전에서 알 수 있었듯 루카쿠는 측면에서부터의 공격 전환 과정뿐 아니라 2선에서의 연계 작업까지 다방면으로 활용도가 많은 선수다.

루카쿠는 10일 발렌시아전을 앞둔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는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한다. 지난 며칠 동안 무리뉴 감독과 꾸준히 대화를 나누며 내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들었다”며 활약을 다짐했다.

AP뉴시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