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KTX 탈선 현안보고’ 시작 전부터 싸움 난 이유

입력 2018-12-12 07:22 수정 2018-12-12 10:01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KTX 강릉선 탈선 사고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현안보고를 열었다. 그러나 회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일정 문제로 고성과 막말을 주고받으며 파행을 겪었다. 여기에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출석하지 않아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이를 본 많은 네티즌은 “한심하고 답답하다”며 분노했다.

국토위 여야 간사들은 11일 회의 일정을 조율했지만 결국 합의하지 못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소속 박순자 국토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야당 의원들만 출석한 상황에서 직권으로 회의를 열었다. 이 때문에 여야 의원들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일정 때문에 한국당 소속 박순자 국토위원장이 의사일정을 일방적으로 잡아 통보했다”고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회의가 시작되자 민주당 의원들이 입장해 “박 위원장의 일방적 의사진행”이라며 정회를 요구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정당한 의사 진행”이라며 맞섰다. 이날 오후 3시 한국당은 원내대표 경선이 예정돼 있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박 위원장에게 “독선적으로 회의를 운영한다. 완장 찼냐”라고 소리쳤다. 이에 박 위원장은 “추태를 부리고 있다”며 “독선‧완장이라니. 싸구려 노동판에서 왔냐. 깡패 집단이냐”고 맞받아쳤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이혜훈 의원도 나서서 “일정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항의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이혜훈 의원은 시간부터 지켜라”라고 응수했다.



어렵사리 회의가 시작됐지만 파행은 계속됐다. 국회로 오고 있다는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한 뒤 낮 12시쯤 최종 불참을 통보했다. 야당 의원들은 오 사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박덕흠 의원은 “책임감 없는 분이 사장하고 있으니 사고가 나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홍철호 의원은 “날씨가 추워 사고가 났다는 것은 동네 아저씨가 남의 얘기하듯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경욱 의원도 “오 사장이 사퇴하면서까지 이번 사고 책임을 지난 정부로 돌리는 듯한 유체이탈 궤변을 늘어놨다”며 “오 사장이 나갔으니 다음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 차례다. 다음 총선 출마에 불리하다고 생각해 나가버리는 책임 없는 정부의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국토위는 정인수 코레일 부사장을 불러 현안질의를 이어갔다. 세종시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후 오후 늦게 참석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결국 김 장관은 “심려를 끼쳐드려 장관으로서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김 장관은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으며 내년 1월 감사가 시작될 것”이라며 “사고 원인 규명을 통해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