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 폐창고에서 나온 불에 탄 시신이 60대 남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발목에 전선으로 묶인 흔적이 있어 타살 의혹도 제기됐으나, 경찰은 이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천 소사경찰서는 국릭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 사망한 남성이 심곡동 인근 고시원에서 8년간 거주해 온 A씨(60)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A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신체에서 목 졸림 흔적이나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기도에서는 연기를 들이마신 흔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다만 묶였던 발목 부위에서 수술 자국이 나와 병원 진료 기록 등을 탐문하고 있다.
A씨가 홀로 폐창고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현장 인근 CCTV에 포착됐다. 영상에 따르면 시신이 발견되기 전날인 지난 9일 오후 9시30분쯤 A씨는 고시원에서 혼자 쇼핑백을 들고 폐창고로 갔다. 이 장면은 폐창고에서 70~80m 떨어진 지점의 CCTV에 담겨있었다.
경찰은 쇼핑백 안에 유해성 물질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1차 소견에서 신원은 파악됐으나 최종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약물 투약 여부 등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 시신은 10일 오전 1시24분쯤 부천 삼곡본동에 위치한 모 폐창고의 화재 현장에서 발견됐다. 시신은 불에 탄 쓰레기 더미 속에서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있었고, 발목에는 전선으로 묶인 흔적이 있었다. 시신 옆에는 시너통 2개와 라이터도 있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