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자신이 주재하는 마지막 원내대책회의에서 “누구도 스스로 목숨 끊지 않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울먹이다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 원내대표는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으로 수사를 받다가 자살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을 거론하며 “평생을 군인으로 살다 한순간에 적폐로 내몰린 전직 기무사령관이 스스로 투신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도대체 이 정권이 무엇을 위해, 누굴 위해 존재하는지 묻고 싶다”며 “더 이상 적폐 청산이란 미명하에 정치보복을 일삼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카카오 카풀 실시 반대를 주장하며 10일 국회 앞에서 분신자살한 택시기사에 대해선 “정부의 무관심과 무대책 속에 분신한 것”이라며 “도대체 이 정권이 무엇을 위해, 누굴 위해 존재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사랑하는 사람만이 국민이 아니다”며 “사람이 먼저라는 문 대통령이 택시기사와 이 전 사령관의 영정 앞에 고개를 숙이고 눈물 흘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길 간절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임기 1년 6개월을 보내며 잘 하신 부분도 많다고 본다”고 평하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신뢰를 확보한 점과 지난해 1기 내각을 출범할 때 경제부총리를 정통 경제 관료로 임명한 점을 들었다. 다만 “남북 신뢰 확보의 종착역은 북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어야 하고, 정부 경제정책 기조는 지금이라도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쓴 소리 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이 누가 원내대표가 되든 김성태보다는 낫다고 얘기했다는데, 집권당 의원들이 야당 원내대표에게 보내는 최고의 찬사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누가 되든, 차라리 김성태가 낫다고 곧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첫째도 둘째도 야당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은 잘 싸우는 것”이라며 “야당은 투쟁하는 정당이어야 하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정당이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