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수상자는 양의지(31)다. 시상식은 1982년부터 37차례나 열렸지만, 포수 부문에서 시상대에 오른 선수는 12명밖에 되지 않는다. 당대 최고의 포수들이 수년씩 연속으로 수상했기 때문이다. 거꾸로 이 자리까지 오르지 못한 채 사라진 포수들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포수를 키우기가 얼마나 힘든지는 올해 롯데 자이언츠가 몸소 입증했다. 4명이 돌아가며 포수 자리에 앉았지만 어느 누구도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그런데 포수가 FA가 되면 대박이 이뤄진다는 것 또한 롯데가 증명했다. 강민호(33)다. 2014시즌을 앞두고 4년 75억원에 잔류했다. 그리고 4년 뒤인 지난해 11월 80억원을 받고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LG 트윈스 등에서 뛴 김동수(50)는 골든글러브를 7차례나 수상한 역대급 포수였다. 또 하나의 기록이 있다. FA 계약을 통해 이적한 첫 포수다. 2000년 8억원의 계약을 맺고 LG 트윈스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현대 유니콘스 박경완(46)은 3년 뒤 계약기간 3년, 총액 19억원에 현대 유니콘스에서 SK 와이번스로 옮겼다.
2007년 진갑용(44)은 계약기간 3년, 총액 26억원의 FA 계약을 맺고 삼성에 잔류했다. 이듬해 조인성(43)은 계약 기간 ‘3+1년’, 총액 34억원에 LG 트윈스에 잔류했다.
포수 몸값 급등의 주범(?)은 앞서 언급한 강민호였다. 이재원(30)도 최근 계약기간 4년, 69억원에 SK에 잔류했다. 이 모든 것을 넘어선 이가 양의지인 것이다. 포수 100억원 시대를 열어제쳤다. 내년이면 넥센 히어로즈로 이적한 이지영(32) 등이 FA 시장에 나온다. 당분간 양의지의 계약 규모가 깨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민호처럼 20대 주전포수가 FA시장에 나온다면 상황은 급박하게 달라질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