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올해 롯데 포수난 재현?’ 양의지 없어도 박세혁 있다

입력 2018-12-11 13:13

지난해 11월이다. 강민호(33)가 4년 80억원의 FA 계약을 맺고 롯데 자이언츠를 떠났다. 강민호가 영원한 롯데맨이 될줄 알았기에 롯데에선 포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올 시즌 결과는 처참했다. 개막전 포수로 나원탁(24)이 출전했지만 투수의 공을 잡기도 버거웠다. 백업 포수였던 나종덕(20)이 주전 포수로 올라섰다. 결과는 별반 다를게 없었다. 기존 백업 포수였던 김사훈(31)도 강민호의 공백을 채우기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후반기 안중렬(23)이 나타나면서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의 공격력은 형편없었다. 안중렬은 60경기에 출전해 154타수 38안타, 타율 0.247을 기록했다. 4홈런, 19타점으로 롯데 포수 중 가장 나은 공격력을 보였다. 김사훈은 56경기에 나와 74타수 17안타, 타율 0.230이었다. 홈런 없이 6타점이었다.

나원탁은 20경기를 뛰는 동안 24타수 3안타, 타율 0.124에 불과했다. 106경기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나종덕은 177타수 22안타, 타율 0.124였다. 2홈런에 11타점이었다. 말그대로 9번 타순은 상대 투수들에게 쉬어가는 타순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수비력에선 그래도 나종덕이 상대적으로 괜찮았다. 548.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실책 4개로 수비율 0.993을 기록했다. 도루 저지율도 32.2%였다. 안중열은 446.2이닝 동안 실책 5개로 수비율 0.988을 보였다. 도루 저지율은 25.0%였다. 김사훈은 수비율 0.992, 도루 저지율 14.7%였다. 나원탁은 수비율 0.966, 도루 저지율 16.7%였다.

이 같은 포수 불안이 한 시즌 내내 계속되면서 롯데는 결국 7위를 기록했다. 우승후보라던 예상이 빗나간 것은 물론 가을 야구도 하지 못했다.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31)가 역대 2위 규모인 125억원을 받기로 하고 NC 다이노스로 떠났다. 그렇다면 두산의 내년 포수진은 어떻게 될까. 올해 롯데 포수진의 혼란상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그런데 두산에는 박세혁(28)이 있다. 89경기에 출전해 170타수 48안타를 때렸다. 타율은 0.282였다. 왠만한 구단의 주전 포수들보다 낫다. 3홈런에 22타점, 37득점을 올렸다. 도루도 5개나 됐다. 양의지 만큼이나 뛰는 능력까지 갖췄다.

박세혁은 지난해에도 97경기를 뛰어 201타수 57안타, 타율 0.284를 기록했다. 5홈런, 26타점을 기록했다. 2012년 5라운드 47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뒤 통산 297경기에 출전했다. 575타수 149안타, 13홈런, 7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박세혁은 또 포수로서 올해 366.2이닝을 소화했다. 실책 2개, 수비율은 0.994였다. 도루 저지율도 31.8%로 30%를 넘는다. 지난해엔 520이닝을 책임졌다. 수비에서 또한 다른 구단 주전 포수들과 전혀 차이가 없다. 박세혁 외에도 장승현(24)과 이흥련(29)이 있어 올해 롯데와 같은 포수난을 겪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반 혼란은 어찌할 수 없어도 충분히 극복 가능한 수준인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