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문제로 여성 28번 들이받은 男… 피해자 딸이 말한 사건 경위

입력 2018-12-10 11:23 수정 2018-12-10 13:04
피해자 A씨. JIBS 캡처

차를 빼주려다 상대방 차량에 수십 차례 들이받힌 여성의 딸이 사건 경위가 담긴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딸은 모친이 가해자의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사건은 지난 4일 정오쯤 제주대학병원 지상 주차장 전기차충전소에서 발생했다. A씨(54·여)는 이날 병원에 진료차 방문했다가 차량을 충전하러 충전소에 들렀다. 충전하던 A씨는 완료되기까지 시간이 남아있어 화장실에 다녀왔다고 한다. 그 사이 “차를 빼달라”는 김모(37)씨의 전화를 받았다.

A씨가 김씨 차량을 가로막은 채 주차했기 때문이었다. 이중주차이긴 했지만, A씨 딸이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한 글에 따르면 김씨 차량은 충전선이 꽂혀있지 않은 상태였다. A씨 딸 B씨는 “상대방은 충전이 완료되면 빼야 할 차를 안 뺀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전 상태가 아니면서도 김씨가 차를 충전소에 뒀고, A씨는 김씨의 차 뒤쪽에서 충전을 하다 잠시 자리를 비운 것뿐이라는 게 B씨의 설명이다.

A씨가 김씨의 전화를 받은 뒤 충전소에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10분 남짓이라고 B씨는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는 통화할 때부터 격분한 상태로 폭언을 쏟아냈다고 한다. B씨는 “(김씨가) ‘차를 왜 이딴 식으로 세웠냐’며 ‘죽여버리겠다’고 반복해 말하고, 대면 상태에서도 욕설을 했다더라”고 전했다.

김씨는 A씨 차량 충전선도 빼버렸다. 부랴부랴 충전소에 도착한 A씨가 “얼른 빼드린다고 했는데 왜 충전기를 억지로 뽑냐”고 하자 김씨는 먼저 차에 올라타 곧장 후진했다. A씨는 자신의 차량 운전석 앞문에 몸이 끼인 상태로 김씨의 차량에 부딪혔고, 왼쪽 골반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A씨를 28차례나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사람을 보지 못하고 후진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B씨는 “(김씨가) 차를 밀어붙이며 ‘죽으라’고 했다더라”며 “목격자 신고로 경찰과 119가 도착했을 때 가해자가 ‘아줌마 살았네요’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글에 적었다. A씨가 있는 줄 몰랐다는 김씨의 진술과 달리, 고의적 범행이라는 것이다. B씨는 김씨가 살인미수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B씨는 “엄마의 비명을 듣고 온 목격자 4명 중 한 명이 적극적으로 말려줘 경찰과 119가 왔다”며 김씨가 차량을 멈추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치료를 받으러 온 거라고 울부짖는 엄마에게 ‘그냥 죽으라’고 했다. 엄마는 자신이 사고가 난 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는 것을 알게 된 가해자가 보복하러 올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살인미수 및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검거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은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으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