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올스타전, 개인전 패권 쥔 서양

입력 2018-12-10 12:32 수정 2018-12-10 19:10
‘1대1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한 ‘캡스’ 라스무스 뷘터. 라이엇 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 올스타전에도 지각변동이 감지된다. 개인 피지컬에서 강세를 보였던 동양이 1대1과 2대2에서 잇달아 타이틀을 내주고, 팀전에서는 자존심을 지켰다.

세계 14개 지역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올스타전이 7~9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e스포츠 아레나에서 진행됐다.

이번 대회는 경쟁보다 축제에 좀 더 초점이 맞춰졌다. 프로 선수뿐 아니라 리그 파트너(인플루언서)도 다수 참가한 가운데 같은 지역 선수라도 다른 팀에 배정되는 등 경쟁 요소가 상당 부분 줄었다. ‘뱅’과 ‘스니키’가 자야 코스프레로 흥미를 북돋고 참가 선수들도 평소보다 과감한 플레이로 보는 맛을 높였다. 그러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승부의 장인만큼 승부에 대한 진지함은 완전히 걷어지지 않았다.

이번 올스타전은 32명의 프로 선수가 모두 참여하는 ‘1대1 토너먼트’를 비롯해 선수와 리그 파트너가 한 팀을 이뤄 경쟁하는 ‘자선행사 2대2 토너먼트’, 소속 지역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참여하는 ‘동양 vs 서양 올스타 결전’, 두 선수가 각각 키보드와 마우스를 책임지고 한 챔피언을 조종하는 ‘둘이서 한마음 모드’, 지역 라이벌 팀끼리 경쟁하는 ‘지역별 라이벌전’, 그리고 이벤트전 성격의 ‘돌격! 넥서스’, ‘U.R.F 모드’ 등으로 꾸려졌다.

눈여겨 볼 것은 1대1과 2대2다.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이 최우선시되는 대결인 만큼 동양권 선수들의 강세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1대1의 경우 지난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우지’ 지안 쯔하오(중국)가 준결승에서 ‘캡스’ 라스무스 뷘터(유럽)에 무릎을 꿇었다. 뷘터는 8강에서 ‘메이플’ 후앙이탕(대만)을 꺾으며 피지컬 우위를 뽐냈다. 반대편에선 오세아니아에서 온 ‘파부’ 젝슨 파부네가 ‘페이커’ 이상혁과 ‘루키’ 송의진을 잇달아 격파하며 결승에 이름을 올렸다. 결승전 승자는 ‘캡스’다.

자선 2대2 토너먼트 결승전을 치른 뒤 악수하는 선수들. 라이엇 게임즈

2대2에서도 서양의 우위가 돋보였다. ‘페이커’와 ‘캡틴 잭’이 호흡을 맞춘 한국팀 ‘캡틴 페이커’는 결승에 오르는 데 성공했지만 ‘더블리프트’와 ‘보이보이’가 팀을 이룬 ‘더블 보이’에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동양이 자존심을 지킨 건 팀전에서다. 3세트로 진행된 ‘동양 vs 서양 올스타 결전’에서 웃음기를 걷어낸 진검승부가 펼쳐졌다. 동양팀은 1, 2세트를 이겼지만 백중세 속에서 거둔 보배였다. ‘돌격! 넥서스’ 모드로 진행된 3세트에서는 서양이 개인기 우위를 보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