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준·김영우, 한국당 원내대표 불출마 “높은 계파의 벽 실감”

입력 2018-12-09 18:39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 의사를 나타냈던 친박근혜계 유기준(4선) 의원과 비박근혜계 김영우(3선) 의원이 “당내 계파 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안팎에서는 두 후보가 후보 등록 마감시한까지 러닝메이트 후보를 구하지 못해 출마를 포기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 의원은 후보 마감 시한인 9일 오후 5시쯤 입장문을 내고 “계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로지 경륜과 전문성으로 원내대표 경선 운동에 나섰습니다만, 제 바람과는 달리 우리 당에 남아있던 계파정치의 잔재가 되살아나 사실상 계파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힘겨움과 환멸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김 의원도 “경제정당을 위해 경제 전문가를 정책위의장 후보 러닝메이트로 모시고자 많이 노력했으나 부덕의 소치로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계파정치를 종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1일 오후 3시에 열리는 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비박계·잔류파인 나경원(4선) 의원과 비박계·복당파인 김학용(3선) 의원의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두 의원은 이날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도 공개했다. 나 의원은 재선의 정용기 의원을, 김 의원은 초선 비례대표인 김종석 의원을 각각 러닝메이트로 정했다.



나 의원은 정 의원에 대해 “민주자유당(한국당 전신) 사무처 공채 1기 출신으로 대여 투쟁력과 협상력을 검증받은 당의 소중한 인재”라고 소개했다. 정 의원은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보좌역을 지냈으며, 대전 대덕구청장을 두 차례 지낸 뒤 2014년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정 의원도 “28년간 정치 활동을 하며 사람 중심의 계파 활동을 하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가치를 구현하는 길만 고집해왔다”고 강조했다.



김학용 의원도 이에 앞서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러닝메이트인 김종석 의원에 대해 “30년 내공의 경제 전문가”라며 “국회 국방위원장 출신인 저와 정통 경제학자인 김종석 의원이 문재인정부의 아킬레스건인 안보와 경제면에서 강한 야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석 의원은 홍익대 경영대 교수 출신으로 ‘맨큐의 경제학’을 번역한 경제전문가다. 2015년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은 뒤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초선 비례대표 의원이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김학용·김종석 의원 팀이 안보·경제에 있어 강한 ‘전투력’을 자랑하는 반면 선수(選數)는 나경원·정용기 의원 팀이 각각 4선과 재선으로 더 높다. 계파색이 옅고 잔류파인 나경원·정용기 의원 팀은 친박계 지지를 많이 받는 반면, 복당파 출신인 김학용 의원은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복당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