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기 시작한 비달, 이젠 바르사의 중심으로

입력 2018-12-09 17:27
아르투로 비달이 9일(한국시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RCD 에스파뇰과의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AP뉴시스

아르투로 비달이 팀에 점차 녹아들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의 전술 구상에서 배제되며 겉돌았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FC바르셀로나는 9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RCDE 스타디움서 열린 2018~2019 프리메라리가 15라운드서 에스파뇰을 맞아 4대 0 대승을 거뒀다. 리오넬 메시와 우스만 뎀벨레, 루이스 수아레스까지 선발 출전했던 공격진들이 모두 골을 터뜨렸다.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메시였다. 메시는 환상적인 프리킥을 두 번씩이나 성공시키며 멀티 골을 기록했다.

비달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났다. 비록 공격포인트로 연결하진 못했지만, 그의 헌신적인 플레이는 찬사를 받기 충분했다. 이날 라키티치, 부스케츠와 함께 중원에서 호흡을 맞춘 비달은 특유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엔진 역할을 도맡았다. 쉬지 않는 전방 압박으로 상대 역습을 끊어내기도 했으며, 상대 공격수들이 측면에서 볼을 잡을 때도 곧장 나서서 압박했다. 정제돼 있는 바르셀로나 중원의 활력소가 됐다. 지난 시즌 파울리뉴의 최고 장점으로 꼽혔던 부분이다.

무엇보다 메시와의 호흡이 훌륭했다. 메시가 내려오며 상대 수비를 끌어내린 순간 비달이 빠르게 침투해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짧은 패스를 통해 공격을 전개하던 에스파뇰 선수들에게 부스케츠와 라키티치가 끌려가자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간을 메우기도 했다. 오랜만에 풀 타임 그라운드를 누비며 쉴 새 없이 뛰었다.

그간 비달은 바르셀로나의 중심축에서 상당히 멀어져 있었다. 라키티치가 리그 12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혹사 논란이 생기는 동안, 그는 고작 3경기 선발 출전에 그쳤다. 라키티치와 아르투로 멜루, 부스케츠가 자리한 중원에 그가 뛸 자리는 없었다. 출전 시간이 줄어들자 이적한지 4개월 여 만에 그가 팀을 떠날 것이란 현지 언론의 보도도 줄을 이었다.

분수령이 된 것은 11월 A매치에서 라키티치가 부상을 당하면서부터였다. 멜루도 내전근 과부하로 최근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자연스레 그들을 대체할 수 있는 카드인 비달에게 기회가 향했다. 지난달 25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부터 서서히 출전시간을 늘려가기 시작한 비달은 지난 29일 PSV 에인트호번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이어 이번 에스파뇰전까지 풀타임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리고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 냈다.

비달은 11월 A매치가 끝난 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칠레를 다녀온 후 마음이 훨씬 나아졌다. 다시 자신감을 느낀다”며 주전 도약을 다짐한 바 있다. 지금과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발베르데 감독도 그를 외면만 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