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롯데 자이언츠의 하위타선(6~9번)은 다른 구단 투수들에겐 거의 ‘쉬어가는 타선’으로 여겨졌던 게 현실이었다. 그러나 내년 새로운 라인업으로 하위타선을 구축한다면 희망이 보일지도 모른다.
일단 후반기의 샛별 전병우(26)가 있다. 올 시즌 하위타선에 배치됐을 때 62타수 22안타를 때렸다. 타율은 무려 0.355였다. 자신의 시즌타율인 0.364에는 조금 못 미친다. 그러나 홈런 3개, 2루타 7개, 12타점을 뽑아냈다. 타격 측면에선 충분히 전진 배치될 수 있는 재목이다.
신본기(29)는 하위타선에서 416타수 123안타를 때려냈다. 타율 0.296이었다. 11홈런에 70타점을 뽑았다. 2루타는 27개나 됐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활약이 이어진다면 하위타선의 무게감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문규현(35)도 신본기에 못지 않았다. 하위 타선에서 241타수 68안타, 타율 0.282를 기록했다. 홈런 5개, 2루타 12개 등 장타력도 겸비했다. 그러나 어깨 수술 후 재활 치료 탓에 시즌 초반 자리를 지킬 수 없는 게 흠이다.
이들 3명만으론 하위타선을 업그레이드할 수가 없다. 우선 한동희(19)가 성장하는 게 급선무다. 하위타선에서 올 시즌 202타수 47안타, 타율 0.230을 기록했다. 4홈런, 2루타 11개가 있었다. 장타력을 갖춘 공포의 8번타자로 거듭나야 한다. 하위타선에서 56개의 삼진이 말해주듯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우는 게 첫 번째 과제다. 여기에다 백업 요원인 김동한(30)과 황진수(29)의 부활이 필요하다.
문제는 포수가 맡아온 9번 타순이다. 안중열(23)이 그나마 154타수 38안타, 타율 0.247을 기록했다. 4홈런, 2루타 11개를 쳤다. 그러나 김사훈(31) 0.230, 나종덕(20) 0.126을 기록했다. 이들 모두 공격력 측면에선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나원탁(24)은 상무에 지원서를 내 전력외다.
특히 안중열의 경우 수비 안정감은 어느 정도 갖췄다. 이제는 타격에서 업그레이드가 요구된다. 나종덕도 마찬가지다. 그래야만 상대 구단들이 얕잡아 보지 않는 롯데의 하위 타선이 될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