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4년만에 되찾은 선두… 펩은 “당연히 잡을 수 있다”

입력 2018-12-09 14:47
모하메드 살라가 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본머스전에서 득점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리버풀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자리에 올랐다. 10라운드가 넘은 시점에서 꼭대기에 선 것은 루이스 수아레스가 활약하던 2013~2014시즌 이후 처음이다.

클럽 역사상 최고의 출발이다. 16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으며 승점 42점을 챙겼다. 13승 3무. 압도적인 성적이다. 그런데도 그간 선두에 위치하진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 역시 15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매서운 기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 한 경기의 결과가 순위를 바꿔 놓았다. 리버풀은 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8~2019시즌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본머스전에서 살라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4대 0 대승을 거뒀다. 반면 이후 첼시와의 일전을 펼친 맨시티는 0대 2로 완패하며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그들의 시즌 첫 패였다. 승점 41(13승 2무 1패)을 기록한 맨시티는 선두자리를 리버풀에 내줬다.

유럽 5대 리그로 범위를 넓혀 봐도 리그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팀은 단 4개 구단뿐이다. 리버풀을 포함해 독일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11승 3무),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14승 1무), 프랑스 리그앙의 파리 생제르맹(14승 2무)이 아직 패배가 없다. 프리미어리그 팀들 간의 전력 차가 다른 리그들에 비해 크지 않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리버풀의 무패행진은 더욱 의미가 깊다.

파죽지세의 리버풀이긴 하나 방심하긴 이르다. 순위는 뒤바뀔 여지는 충분하다. 내년 1월 8일 FA컵 울버햄튼전까지 4일여 간격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숨 가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해야 한다. 연말연시까지 이어지는 죽음의 일정인 ‘박싱데이’ 탓이다. ‘박싱데이에 우승팀이 나온다’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이 기간에 좋은 성적을 내는 팀들의 우승컵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잠시 내려간 순위에 기죽지 않았다. 그는 첼시와의 경기가 끝난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리버풀과의 순위가 뒤바뀌었다는 질문에 “이제 12월이다. 리버풀을 따라잡을 수 있냐고? 당연하다”며 특유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리버풀은 오는 12일 나폴리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1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 두 팀 모두 어려운 상대지만 모두 안방인 안필드에서 치러진다는 것이 큰 위안이다.

1989~1990시즌 우승 이후 리그와는 트로피 인연이 없던 리버풀이 우승의 적기를 맞게 됐다.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