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 앞 산타’가 불쾌한 콘텐츠? 페이스북 빈축

입력 2018-12-09 13:27
페이스북이 아기 예수 앞에 무릎 꿇은 산타클로스 이미지를 숨김 처리해 빈축을 사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 이미지조차 인터넷에 마음대로 올릴 수 없는 세태가 된 것 아니냐며 한숨 쉬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라이프사이트뉴스닷컴은 지난 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산타 이미지를 ‘커뮤니티 규정 위반’으로 판단하고 이를 숨김 처리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이미지는 2015년 12월 1일 게재된 것으로 산타가 아기 예수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이 예수 대신 전 세계의 믿음을 지닌 사람들에게 선물과 사랑, 은혜를 전하겠다고 말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미지에는 ‘이 사진은 자동적으로 숨김 처리됐으며 보고 싶다면 해제 버튼을 누르세요’라는 안내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이미지가 커뮤니티 규정 중 ‘불쾌한 콘텐츠(Violence and graphic content)’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캡처

네티즌들은 라이프사이트뉴스닷컴의 보도에 큰 관심을 보였다. 기사에 페이스북에 오른 지 18시간 만에 4만2000여회 공유와 6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페이스북은 하루 만에 해당 이미지를 원상 복구했다.

아기 예수와 산타가 왜 불쾌한 콘텐츠로 분류됐는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페이스북의 해당 규정을 살펴보면 특정 종교와 관련한 게시물을 올릴 경우 혐오와 폭력을 조장할 수 있으니 이를 제재할 수 있다고 돼있다.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은 ‘혐오 발언은 협박과 배척이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으며 실제 폭력을 조장할 수 있어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페이스북에서는 인종, 민족, 국적, 종교, 성적 취향, 성별 또는 성적 정체성, 심각한 신체적 장애 또는 질병과 같이 보호받는 특성을 이유로 타인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것을 혐오 발언으로 정의한다’고 밝히고 있다.

기독교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페북 댓글에서 “요즘 학교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나 ‘예수(JESUS)’를 쓰지 말라고 해 문제가 되는데 그 추세가 페이스북에도 반영되는 것 같다”면서 “예수 탄생을 기뻐하는 크리스마스조차 마음껏 즐길 수 없다니 슬프다”고 적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